1. Intro...

 

저 개인적으로는 기타 연주에 관심이 있어서 대학 입학 후 제일 먼저 했던 게 통기타를 잡는 일이었고 입사해서 돈을 벌게 된 후 우선적으로 했던 일 중의 하나가 일렉기타를 구입하는 것이였습니다.

 

처음 3개월은 레슨을 받았고 이후 웹에서 타브 악보로 곡 찾아가며 제 손으로 직접 해 보고 싶었던 곡들을 틈틈히 연습해 나갔습니다. www.mule.co.kr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처음에는 Yingwie Malmsteen의 곡을 조금이라도 쳐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기타를 잡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다가 Steve Ray Vaughan이 좋아서 이리저리 Blues를 듣다가 듣다가 결국 Robert Johnson의 Delta Blues도 찾아 듣게 되더군요. 아직까지도 Delta Blues는 듣기에 무리이긴 합니다.

 

암튼 Blues를 즐겨 듣다 보니 Blues에 대해서 이리저리 찾아보게 되더군요. 그렇게 정보를 찾다 보니 기존의 제가 가진 음악에 대한 상식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음악이라고 해야 하는지 정의 자체가 모호해 지더군요.

 

뭐 이것 저것 따질 것 없이 듣고 기분이 좋아지면 음악이라고 마음 편하게 정의하면 그만일 겁니다. 하지만 기타를 배우는 와중에 현이라는 것을 다루다 보니 왠지 그런 정의로는 도저히 만족을 하지 못하겠더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악이라고 하는 클래식 음악들과 사람에 따라 음악인지 아닌지가 달라지는 음악들의 차이는 결국 음계의 문제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리 저리 찾아 다니면서 음계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음악들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음악과 시대가 무관하지 않음도 깨닫게 되더군요.

 

여기에서는 이렇게 생각해 낸 제 나름대로의 음악에 대한 관점을 써 놓을까 합니다. 물론 제가 음악을 정식으로 배운 것이 아니기에 전공자들이 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인지는 우선 읽어 보고 판단해 주셨으면 합니다.



2. 12음계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음악 시간은 음악이라는 과목이 학력고사 점수와는 무관하다는 이유 때문에 그야말로 편안하게 쉬는 시간이였습니다.

 

학력고사 비해 연합고사는 압박이 덜해서 중학교 때에는 음악 이론 수업을 잠깐 했었죠. 콩나물 대가리 사이의 칸수를 세어가면서 완전5도/단3도 등의 화음 맞추는 문제를 풀기도 했습니다. 문제를 지목 당해서 틀리면 가차없이 매를 맞던 수업 방식인지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외워 매를 피해가기에 바빴죠.

 

그런 무시 무시한 수업시간에 다음의 질문을 한다면 어떨까요?

"선생님! 왜 음계는 12음계로 이루어져 있나요" 혹은 "선생님! 완전 3도는 왜 없어요?"

아마도 질문한 학생은 쓸데 없는 질문을 만들어 선생님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괘씸죄로 가중처벌 되어 선생님께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아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음계가 왜 하필 12음계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아는 것은 음악의 이해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사항입니다. 이것을 알면 바하가 왜 서양음악의 아버지인지도 이해 가능해지죠.

 

어느 분야이든 "아버지"라는 칭호를 받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바하가 좋은 음악을 만든 정도로 그런 호칭을 받았을리는 없죠. 아버지라는 칭호가 붙을려면 그 분야에 대해 근간이 되는 시스템을 확립한 사람에게 붙는 것이 상식일 겁니다.

 

바하가 서양음악의 아버지라는 것은 대부분 아시지만 왜 바하가 그러한 지위를 받게 되었는지 아시는 분은 별로 없으실 겁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서양음계는 평균율이라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아노는 평균율의 대표적 악기라 할 수 있죠.

 

한 옥타브를 12개의 음계만으로만 구성하라는 법이 없는 것 처럼 12음계를 구성하는 방법에 평균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평균율은 순수한 음악적 관점에서 보면 완벽한 음계 구성법이 아닙니다. 이름에서 이미 분위기가 풍기듯이 적당한 에러를 내포하고 있죠.

 

바하는 에러를 내포하고 있는 평균율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아름다운 음악을 할 수 있음을 실증해 냈습니다. 바하 이후에는 아무 의심 없이 평균율을 당연하게 써 왔죠. 결국 바하는 서양음악의 음계 시스템을 확립해 낸 사람입니다. 이러니 서양음악의 아버지라는 칭호가 붙게 되죠.

 

그러므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2음계 평균율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적입니다.

 


3. 주파수

 

평균율에 대한 언급에 앞서 기초 지식을 먼저 논할까 합니다.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물리학에서 Hz라는 단위를 부여한 주파수라는 물리량적 개념입니다.

 

네이버에 찾은 주파수의 정의는 아래와 같군요.

 "주기적으로 변동하는 현상에서 같은 상태가 1초동안 몇 번 돌아오는가를 나타내는 수 "

 여기에서 핵심은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현상에 대해서만 주파수라는 단위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주기적으로 변동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주파수의 개념을 사용할 수 없죠.
 
가령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1초에 3번씩 주기적으로 계속 반복한다면 주먹 쥐었다 폈다를 3Hz로 수행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멋대로 주먹을 쥤다 폈다를 비주기적으로 반복한다면 주파수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가 없죠.

 

주파수의 개념을 우선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소리를 주파수로 바꾸면 정량적인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감각이나 직관으로 소리를 다룰 밖에 없었을 겁니다. 따라서 소리를 기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구전이 중요해지죠.

 

이 소리를 정량적 모델로 바꾸면 소리의 성질을 숫자 놀음을 통해 알아낼 수 있고 눈에 보이는 형태로도 기록도 가능해지게 됩니다. 평균율도 알고보면 소리를 정량적으로 다루기 위한 체계입니다. 단지 Hz가 아닌 "도"라는 단위를 사용하는 것이 다르지요.표기로는 오선지위의 콩나물 대가리를 사용하는 것 뿐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음계에서 다루는 단위보다 주파수라는 단위가 더 익숙합니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는 주파수로 평균율을 이해하려 했었고 결국 고전음악은 선형적 체계에서 굴러가고 있음을 알게 된거죠. 그래서 앞으로의 제 글은 주파수의 개념을 모르고는 이해 할 수 없습니다.


쉽게 쓰려고 노력 했으니
물리학 나온다고 너무 거부 반응 일으키지 마시길..

 


4. 맥놀이

 

음악은 소리를 재료로 아름다움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음악에서 사용하는 소리의 음역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소리들이 있으며 그 수많은 소리에는 높낮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높은 음역의 소리는 낮은 음역의 소리보다 더 큰 주파수 값을 가지게 되죠.

 

그런데 모든 주파수의 소리를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낮거나 높은 음들은 인간이 들을 수 없죠. 당연히 음악은 가청 주파수대의 소리에 한정됩니다. 또한 가청 주파수대의 모든 소리를 음악에서 다루는 있는 것도 아닙니다.

 

평균율에서 표준 "라"의 주파수는 440Hz 입니다. "라"의 반음 위인 "시b"(또는 라#)의 주파수는 466.16Hz이죠. 440Hz와 466.16Hz 사이의 주파수 영역들의 음들은 평균율 음악에서는 쓰이지 않습니다.

 

평균율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음악체계에서는 사용 가능한 소리의 높낮이에 대한 제약이 있습니다.그 제약의 원인은 "맥놀이"라는 물리적인 현상 때문이죠.

 

"라"음이 440Hz로 조율된 악기와 441Hz로 잘못 조율된 악기가 있다고 칩시다. 이 두 악기로 "라"음을 동시에 연주하면 440Hz과 441Hz가 합쳐진 소리가 귀에 전달 되겠죠. 이 때 두 주파수의 소리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두 주파수의 차에 해당하는 주파수를 가지는 별도의 새로운 주기적인 파형이 나타나게 됩니다.  경우에는 1Hz(441-440)의 새로운 파형이 생성되죠. 이런 것을 맥놀이 현상이라고 합니다.

 

맥놀이 현상이 발생하면 우웅~우웅~ 하는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위의 예에서는 1Hz 주파수로 맥놀이가 발생하므로 우웅~~ 하는 소리가 1초에 한번씩 계속 반복적으로 발생하죠.

 

에밀레 종의 아름다운 소리는 이 맥놀이 현상에 기인합니다. 종을 치면 여러 주파수의 음들이 서로 간섭을 일으켜 우웅~~우웅~~ 하는 소리들을 만들어 내는거죠.

 

 

맥놀이 현상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에밀레 종에서는 맥놀이가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지만 보통의 악기에서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현상입니다. 오케스트라의 교향곡 연주에서 조율이 잘 안 맞아서 연주내내 우웅~~우웅~~ 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그래서 음악에서는 주파수간의 간섭이 발생하지 않는 즉, 맥놀이 현상이 일으키지 않는 주파수 대역들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래를 가 보시면 소리를 직접 직접 들어 보면서 보다 맥놀이 현상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http://daniel.pe.kr/think_phy_8.html

 


5. 완전 5도

 

음악에서는 맥놀이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 주파수들을 사용합니다. 상호 간섭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주파수들을 찾아 내야 하는거죠.

 

임의의 주파수와 맥놀이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 주파수를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임의의 주파수에 정수를 곱하는 겁니다.

 

440Hz와 맥놀이를 일으키지 않는 주파수는..
440Hz X 1 =  440Hz
440Hz X 2 =  880Hz
440Hz X 3 = 1320Hz
440Hz X 4 = 1760Hz
....
이런식으로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할 때 왜 맥놀이가 생기지 않는가 하면 440Hz와 440Hz는 똑같기 때문에 당연히 맥놀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맥놀이 주파수는 두 주파수의 차로 생기는데 여기에서 0Hz이죠.

 

2배를 하게 되면...
440Hz가 한 주기 동안 880Hz는 두 주기가 정확히 끝나므로 톱니바퀴 정확히 맞아 떨어지듯이 어긋남이 없기 때문에 맥놀이 현상이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3배를 하면
440Hz 한 주기 동안 1320Hz가 세 주기를 정확히 끝내고 역시 톱니바퀴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듯이 어긋남이 없기 때문에 맥놀이 현상은 없죠.

 

서양음악에서는 이런 모습을 다른 언어로 표현합니다.

서양음악에서는 이렇게 완전히 맞아 떨어지는 주파수 관계에 "완전"이란 말을 붙입니다. 문자 그대로 Perfect 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죠.

 

440Hz는 음정으로 "라"에 해당합니다. 이와 똑같은 440Hz는 맥놀이 없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므로
완전이라는 용어를 붙입니다.
440Hz 음정과 또다른 440Hz음정의 이러한 관계를 "완전1도"라고 합니다.


440Hz의 2배 주파수인 880Hz는 역시 완벽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440Hz와 880Hz의 관계를 "완전8도"라고 합니다. 주파수가 2배인 음정은 한 옥타브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즉 "완전 8도"는 한 옥타브 위의 "라"를 의미하게 되죠.


왜 하필 8도이냐 하면 나중에 언급되긴 하겠지만 피타고라스가 그렇게 정의했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음정 차이를 0도가 아닌 1도라 하는 것은 이것을 정의한 피타고라스의 고대 그리스에는 0이라는 숫자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0이 발견 되면서 이런 체계를 좀 바꿨으면 좋으련만 음악하는 사람들이 수학 싫어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나 보군요. 그냥 예전에 약속되었던 표기를 쭉 밀고 나갑니다. 덕분에 오늘날 오선지의 같은 선에 표기된 콩나물 대가리의 음정 차이가 왜 0도 아닌 1도가 되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헷깔려 하는 학생들이 생겨났다는 폐단이 생기게 되죠.

 

암튼 각설하고, 그럼 880Hz를 기준으로 주파수를 2배로 하면 다시 한 옥타브 위의 "라"가 됩니다. 1760Hz가 여기에 해당하며 원래의 440Hz를 기준으로 하면 4배의 주파수입니다. 그렇다면 440Hz의 3배의 주파수인 1320Hz는 880Hz의 "라"와 1760Hz의 "라" 사이의 음정으로 존재 할 겁니다.

 

<----------------><-------------->

  라   .   .  .  .  .  .  라  .  .  .  .  .  .  라
(440)                 (880)     (1320)   (1760)

 

음정으로는 1320[Hz]가 "미"에 해당합니다

 

<----------------><---------------->

  라   .  .  .  .  .  .  라  .  .  .   미   .  .  라
(440)                 (880)      (1320)   (1760)

 

4개의 음정은 분명 맥놀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880Hz와 1760Hz은 옥타브가 다를지언정 계명은 똑같은데 3배의 주파수인 1320Hz는 계명이 같지가 않죠.

 

"미"를 한 옥타브 내려 봅시다. 즉 주파수를 반으로 나눈 값인 660Hz 입니다.

 

  <----------------><--------------->

  라  .   .  .  미  .  .  라  .  .  .  미  .  .  라
(440)        (660)   (880)     (1320)   (1760)

 

잘 따라 오시고 계시나요? 440Hz의 3배를 했던 주파수를 다시 2로 나눈 것이니 결국 660Hz는 440Hz의 1.5배 주파수입니다.  맥놀이를 일으키지 않는 3배의 주파수를 한 옥타브 낮춘 것이니 음계상으로는 동일한 음계입니다.

 

그리고 정수배의 주파수와는 조금 다르기는 해도 1.5배의 주파수 역시 맥놀이를 발생시키지는 않습니다. 440Hz 두 주기 동안 660Hz가 세 주기가 정확히 끝나기 때문이죠. 이러한 440Hz와 660Hz의 음정관계를 "완전 5도"라고 합니다.

 

6. 5도권 진행

 

440Hz의 "라"와 880Hz의 "라"가 분명히 다른 음정이지만 음계는 똑같은 "라"입니다.


결국 음계라는 것은 옥타브만 다른 음정은 같은 성질을 띄고 있다고 보는 소리의 음낮에 대한 일종의 Modeling 체계입니다.

 

2배나 4배 주파수는 옥타브만 다른 음정이므로 음계의 측면에서 결국 동일한 음계로 취급됩니다. 1.5배 주파수는 맥놀이가 없이 잘 어울리면서도 음계에서는 다른 음계로 표시 됩니다. 즉 음계에서 변이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죠.

 

어떤 주파수에 대해서 맥놀이를 일으키지 않는 주파수를 찾는 방법을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찾아 보겠습니다.

 

전에는 정수배 주파수를 찾아 보았지만 이번에는 1.5배 주파수가 완전히 어울리는 주파수라고 생각하고 그 1.5배의 주파수를 기준으로 다시 1.5배의 주파수를 찾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음정을 음계로 바꿔서 표시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하면 신기하게도 완전 5도의 음들이 12개의 음계를 구성하면서 순환을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순환을 5도권이라고 하지요.


 

 

 이렇게 해서 음계는 12가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어울리는 것의 어울리는 것들을 계속 찾아내서 그것을 옥타브에 상관없이 동일한 것으로 다룰 수 있는 정량적인 체계를 만들어 낸 것이 바로 12음계 시스템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끝내면 얼마나 간단하고 명쾌하겠습니까마는 위의 5도권은 평균율에서만 유효한 이야기입니다. 1.5배의 주파수를 계속 찾아가면 음계가 순환을 이루지 못합니다. 아주 간단한 수학 상식만 알면 증명 가능한 문제죠

 

1.5배 주파수의 1.5배 주파수를 찾아가는 방식이라면 그 시작이 되는 주파수를 f 라고 할 때 5도권으로 음계가 순환이 되려면 다음의 식을 만족하는 정수 a와 정수 b가 존재해야 합니다.

 

f X (3/2)^a = b X f

 

1.5를 제곱으로 계산 할 때 이 계산이 언제인가는 정수로 떨어져야 하는거죠. 그런데 3과 2는 솟수라서 절대로 정수로 계산되지 않습니다. 즉 1.5배 주파수로 음계가 순환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1.5배의 주파수를 계속 찾아 간다는 계산은 내 친구의 친구는 나의 친구라는 방식의 계산과 비슷합니다. 위의 식에서 a를 무한으로 끌고 가면서 계산하면 결국 모든 주파수들이 다 나오게 됩니다.

 

내 친구의 친구는 나의 친구라고 하면 결국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나의 친구가 되는 셈이죠. 1.5배의 주파수를 찾아서 어울리는 음역대를 찾겠다는 것은 결국 본질적으로는 아무 의미 없는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든 어울리는 음의 규칙성을 찾아서 음계를 구성하려는 노력이 서양에서는 계속 있었습니다. 그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까지 올라가죠.


 

7. Pythagorean Scale

 

음계에 관련된 문서들을 보면 대부분은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를 언급합니다.

 

고대 그리스에는 주파수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아폴로신의 악기가 현악기인 것을 봐도 그 당시에는 현악기가 있었고 피타고라스는 현을 기하학적 측면에서 해석하여 음계에 대한 연구를 합니다. 피타고라스가 원한 것은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정수의 비율이였죠,

 

음악에도 손을 뻗쳤었다니 ...

생각보다 엄청 마당발인였던 피타고라스

 

이 세상은 수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에서도 완벽한 수는 정수라고 생각했던 피타고라스가 음악에서도 정수의 비를 찾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였을 겁니다.

 

그가 음계를 찾아내는 방법은 1:2:3:4의 비율로 현을 분할하는 것이였습니다. 즉 주어진 현의 1/2 지점, 2/3지점, 3/4 지점의 음정이 서로 완벽히 어울린다는 것이지요

 

현의 1/2 지점은 결국 2배의 주파수 음역을 의미합니다. 2/3 지점은 1.5배의 주파수 음역을 의미하죠.결국 1/2지점은 완전 8도, 2/3지점은 완전 5도를 의미합니다.

 

3/4 지점은 1.3333배의 주파수 음역을 의미합니다.이것을 음계에서는 완전 4도라고 합니다.

 

완전 5도와 완전 4도는 사실 쌍둥이와 같은 존재입니다. "라"의 완전 5도음은 "미"이고 반대로 "미"의 완전 4도음이 "라"가 됩니다. 5도권 진행을 반대 순서로 하면 4도권 진행이 되죠.

 

결국 주파수라는 개념을 놓고 생각했던 저의 방식과 눈에 보이는 현을 놓고 생각했던 피타고라스의 방식은 과정은 다르기는 해도 맥놀이 현상이 없는 완전 5도를 찾아낸 결과는 똑같습니다.

 

1:2:3:4의 정수비가 맞아 떨어진게 신기한 것 같지만 맥놀이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파수가 정수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의 길이로 따져 볼 때 당연히 저런식의 정수비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현의 길이가 정수배로 맞지 않으면 결국 주파수간의 간섭이 발생해서 맥놀이 발생하죠.

 

피타고라스는 아까 언급한 5도권의 계산 방법을 이용하여 7개의 음계를 찾아냅니다. 이게 바로 "도레미파솔라시"이죠. 완벽한 정수비인 2:3의 비율을 누적하여 한 옥타브로 몰아 넣은 것입니다.


한 옥타브의 음까지 포함하여 결국 8개의 음계가 나오게 됩니다. 완전 5도니 완전 4도니 하는 것의 숫자는 바로 이 피타고라스의 음계에서의 위치를 의미하는 것이죠.

 

피타고라스는 현악기에서 운지가 가능한 공간을 염두에 두고 그 공간을 적당하게 채울 수 있는 음정을 1.5배의 주파수 찾는 방법으로 찾아 낸 것입니다.

 

서양음악의 음계는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수학자 피타고라스에 의해서 출발합니다.


 

8. 순정율 (Pure Temperament)

 

피타고라스가 1.5배의 주파수를 계속 확장하는 방법으로 현에서 운용 가능한 7개의 음계를 만든 이후 중세에 Vincenzo Galilei라는 사람이 12음계를 고안해 냅니다.

 

완전 4도/완전 5도가 같은 원리로 나옴을 전술 한 바 있습니다. 그 원리를 이용해서 완전 4도와 완전 5도의 수학적 함수 관계를 계산할 수 있고 나머지 2도 3도 6도 7도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학적 계산을 수행하면 12가지의 음계를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원리는 대략 알겠는데 완전 4도와 완전 5도 사이의 반음을 어떻게 계산한건지 그건 아직까지도 파악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12음계까지가 나와서 이런 음계를 중세까지도 잘 써 먹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을 찬미할 목적으로 음악이 계속 발전하고 나중에는 화음을 이용한 음악이 발전하면서 피타고리스의 음계에 문제점이 제기 됩니다.

 

서로 어울리는 놈들끼리 잘 묶어 놓은 것 같은데 친구의 친구가 반드시 친구가 아니듯이 7개의 음들이 서로 완전히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 겁니다. 즉 약간의 맥놀이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걸 문제 삼은 거지요.

 

그래서 3도/6도의 주파수 계산 방법을 미묘한 차이로 고칩니다. 얼마나 미묘한 차이냐 하면 1도 주파수에 1.265624배 주파수를 3도라고 규정했던 것을 1.25배 주파수로 변경하게 됩니다. 6도 역시 비슷한 차이로 개정되죠. 옛날 사람들은 음감이 정말 대단했었나 봅니다.

 

3도 6도가 변경 되었으니 3도의 쌍둥이 음계인 단 6도와 6도의 쌍둥이 음계인 단 3도 역시 재 조정 됩니다. 그리고 이 음계를 순정율이라고 부릅니다.

 

순정율을 16세기에 나온 것인데 순정율은 화음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적합한 음계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한 하모니를 추구하던 순정율에도 시대가 바뀌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9. 평균율 (Equal Temperament)

 

순수한 하모니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순정율인데 도대체 음악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었을까요?

 

피타고라스가 1.5배의 주파수를 누적하여 음계를 찾아 내었고 다시 그 7가지 음계에서 5개의 반음을 찾아내고 12음계를 만들고 거기에서 다시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정한 것이 순정율입니다.

 

이 순정율은 울림관계만을 고려해서 만들어 낸 음계이므로 각 음과 음 사이의 주파수 간격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는 악기 제작에 큰 걸림돌이 되어 버리게 되죠.

 

"도"를 기준으로 한 순정율의 피아노 곡이 있다고 칩시다. 이걸 연주하려면 피아노의 모든 건반을..

"도" 기준으로 한 순정율로 조율해야겠죠.그 다음 곡으로 "솔"을 기준으로 한 순정율의 피아노 곡을 연주하려고 합니다. 그럼 그 이전의 조율은 다 무효가 되고 피아노의 전체 건반을 다시 조율해야 합니다.

 

즉, 순정률은 음 사이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으므로 기준음이 바뀌면 악기 조율을 다시 해야 합니다. 순정률에서는 특정 음정의 주파수가 고정되어 않고 기준값에 대한 상대적 비율로 그때마다 주파수 값이 다시 조정되어야 하죠.


현악기는 연주자가 운지를 통해 음정을 바꿀 수 있으므로 문제가 비교적 덜하지만 음정을 기계적인 장치에 의존하는 관악기나 건반악기에게는 큰 문제가 됩니다. 각 조에 따라서 따로 조율된 전용 악기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맥놀이 현상이고 뭐고 싹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한 옥타브내의 주파수를 1/12의 비율로 (엄밀하게 말하면 12 제곱했을 때 2가 되는 수의 비율로) 일괄적으로 나누는 음계가 등장합니다. 그게 바로 문자 그대로 평균률이라는 음계 체계죠.

 

평균률은 음 사이의 주파수 간격이 일정하므로 440Hz가 "라"인 것을 국제표준으로 한번 정해 놓으면 나머지 모든 음정은 고정된 주파수 값을 가지게 됩니다. 즉 조율을 제대로 해 놓으면 어떤 조성의 음악이라도 연주가 가능하게 되는 시스템을 제공하게 되는 겁니다. 5도권의 진행이 12음계에 대해 정확히 순환되어 버리고 즉 어느 위치에서 시작하든 특정음정들은 항상 일정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이러니 조와 조를 바꾸는 일이 그냥 애들 장난처럼 되어 버립니다.

 

예전의 순정률에서는 음계의 주파수 간격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음계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음악의 성격을 다르게 전개하는 교회선법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 교회 선법은 시작음에 따라서 7가지가 존재하는데 이 중에서 완전1도에서 시작하는 이오니언 Mode가 장조에 해당하고 장6도에서 시작하는 에올리언 Mode가 단조에 해당되는 것을 빼고는 거의 사장되어 버립니다.

 

평균률의 가장 큰 문제점은 편리하기는 하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하모니를 엄청나게 희생해 버렸다는 이유로 반발이 심했다고 합니다.


아주 미묘한 음정 차이 때문에 순정율을 만들어 냈을 정도로 엄청나게 귀가 예민하던 그 당시 음악가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무식한 음계 시스템이였죠.
이 때 서양 음악계를 완전히 평정해 버린 영웅이 등장했으니 그 이름도 유명한 "J.S 바하" 였습니다.

 


 

서양음악의 아버지라는데 실제 아들만 해도 20명이 넘었다죠?

능력 정말 좋은 사람이였나 봅니다.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바하의 곡은 "G선상의 아리아" 이지만 음계의 세계를 평정한 바하의 작품은 "평균율 클라비어" 입니다.

 

"평균율 클라비어"는 피아노 곡집인데 문자 그대로 평균률로 조율된 피아노를 위한 연주곡을 모아 놓은 악보책입니다. 당연히 평균율의 장점인 조바꿈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곡들이 모여있죠.

 

"평균율 클라비어" 이후 평균율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은 없어졌습니다. 바하 이 후의 음악가들은 아무 의심 없이 당연히 평균율을 채택한 곡을 썼죠.

 

바하 이후에나 이런 음악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 후 베에토벤은 음악적 형식을 완성해 버립니다.

왜 베에토벤까지를 고전파라고 하는지 알 만하죠?

 

 

조바꿈에 따른 조율이 해소 되면서 여러 악기들을 다양한 조합으로 채택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평균율이 없었다면 오케스트라 음악은 사실상 불가능하죠. 바하에게는 서양음악의 아버지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10. 선형성 (Linearity)

여태까지 서양음악에서 음계가 발전한 역사를 쭉 살펴 보았습니다. 사실 위의 내용은 찾기가 좀 힘들기는 해도 인터넷을 뒤지면 알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음악대학에서 정식으로 교육을 받으신 분들은 저보다 더 해박하게 알고 계시겠죠. 이제는 어디에서 들어 본적이 없으실 저만의 관점에 대해 한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에 앞서서 제 생각의 출발점이 되는 기본적인 수학적인 개념에 대해 언급할까 합니다. 그런데 내용이 고등학교 수학 이상입니다. 하지만 수식은 거의 나오지 않으니까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수학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욕 먹을 각오로 최대한 말로 풀어서 설명하니까 천천히 읽어 보시면 누구라도 따라 오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알아야 할 것은 선형성이라는 개념입니다. 이공계에서 공부 하신 분들은 엄청나게 많이 들었을 용어죠. 선형성에 관련된 정의만큼은 수식을 쓰지 않을 수 없네요. 수학적 언어는 정말 간결해서 편하긴 합니다. 임의 함수가 선형함수가 되려면 아래의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f(ax)=af(x)
f(x+y)=f(x)+f(y)
f(0) =0

위의 식이 무슨 이야기냐 하면 사실 굉장히 상식적이고 쉬운 이야기 입니다. 다음 문제를 한번 풀어 보시죠.

문제 하나...
연비가 리터당 1Km로 적혀 있는 자동차가 있다고 합시다.
자동차 회사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보려고..
자동차에 기름을 1리터 넣었더니 정말 1Km를 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10리터 넣었다면 얼마간의 거리를 갈 수 있을까요?

별 생각 없이 계산하면 10Km라고 계산됩니다.

문제 둘...
역시 연비가 리터당 1Km인 자동차가 있습니다.
5리터를 넣었더니 5Km를 가고...
10리터를 넣으면 9.8Km를 갔습니다.
15리터 넣으면 몇 Km나 갈까요?

고개를 갸웃할 사람들이 많을테지만..
역시 아무 생각 없이 계산하면 14.8Km 입니다.

문제 셋...
역시 연비가 리터당 1Km인 자동차가 있습니다.
기름을 하나도 안 넣었습니다.
몇 Km나 갈까요?

대부분 "장난치냐?" 하면서 0Km로 답할 겁니다.

가감승제를 배운 초등학생이라면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계산을 했다면 사실 위의 선형함수의 조건을 이미 이용한 겁니다.

조금이라도 진지하고 정밀하게 문제를 풀어보려고 생각하면 아마도 모른다고 대답하게 될 겁니다.실제 자동차 시스템은 위의 선형조건을 만족할리 없기 때문입니다.

기름양이 x 이고 기름양에 따른 주행거리가 f(x)라면..

f(x)가 선형함수이기 위해서는 (ax)=af(x)를 만족해야 합니다.


f(1) = 1
(ax)=af(x)를 만족한다면..
f(10*1) = 10*f(1) = 10*1 = 10 [km] 이여야 함.

기름을 열배 넣으면 주행거리가 10배 된다는 생각이죠. 하지만 이 때에는 기름 무게가 차량의 무게에 추가되므로 주행거리는 10배 보다 반드시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자동차 시스템은 첫번째 선형 조건을 만족할 수 없습니다. 세번째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명백히 틀린 답입니다. 굉장히 상식적이고 세상을 쉽게 보는 이런 사고 방식이 바로 이런 선형적 사고 방식이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서양문명에서는 이런 간단한 사고 방식으로 세상을 규명하고자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선형성을 가진 경우라면 일반해를 구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형적으로 해석이 되지 않는 문제들은 이를 비틀고 변형하여 선형적인 문제로 변화 시켰고 그래도 풀리지 않는 문제들은 아예 포기하고 손을 대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수학은 모두 선형성을 만족하는 것들만 배웁니다. 뉴튼의 물리학도 선형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 물리학입니다.

그런데 음계의 역사를 살펴 보면서 제가 문득 느낀 것은 음계를 확립하는 과정이 결국 소리를 다루기 위한 선형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였다는 겁니다.



11. 독립 변수

다시 선형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입력이 있으면 출력이 있는 임의의 시스템이 존재할 때 그 시스템의 성질을 수학적인 식으로 모델링 하고 그 수학적인 식이 아래를 만족하면 그 시스템은 선형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f(ax)=af(x)
f(x+y)=f(x)+f(y)
f(0) =0

이 수식을 만족하려면 수식을 이루는 입력이 서로 상관 없는 것들이어야 합니다. 즉 독립변수로 구성되어야 하죠.

위의 자동차의 예에서 자동차 주행 거리의 입력으로 기름양만을 고려했지만  자동차 주행 거리를 결정짓는 입력으로는 자동차의 무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입력이 전혀 상관 없는 존재들이 아닙니다. 기름의 양이 변화하면 자동차 무게가 변화하죠. 기름양과 자동차 무게는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 종속 변수 입니다.

어느 입력의 어느 한 요소가 변화하더라도 다른 입력에는 그 변화의 영항이 전혀 없어야 선형성을 확보해서 쉽게 계산을 해 낼 수 있습니다.

통찰력과 직관력이 좋은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종속 변수들로 이루어진 문제에서 숨어 있는 독립변수들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맥놀이 현상은 두 주파수의 간섭으로 왜곡된 음이 새롭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두 주파수가 서로 상관 없는 독립 변수가 아니고 같은 매질 내에서 서로의 주파수에 영향을 미치는 종속 변수이기 때문에 맥놀이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f(x+y) = f(x) + f(y)라는 선형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는 것이죠.

피타고라스가 애초에 했던 것은 음악을 구성 할 수 있는 그 수많은 주파수 대역 중에서 독립변수로써 음악을 구성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찾아 본 것입니다.

서양음계의 가장 최신판이라 할 수 있는 평균율 역시 조바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보면
선형적인 성격을 가질 수 있게 음계를 조정한 의도가 다분합니다. 순정율에서 평균율로 옮겨 가는 과정은 마치 공학이나 물리학에서는 오차를 무시함으로써 문제를 적당한 선형으로 만드는 일과 다름 없어 보입니다.

음악은 예술가들이 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 음악을 행하는 틀이 되는 음계라는 체계는 만드는 것은 그 배경을 쭉 살펴 보면 알 수 있듯이 처음부터 수학적 사고를 요하는 것이였습니다.

서양의 전통적인 사고체계는 선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주의"같은 풍토나 "사회 계약설" 같은 사회이론도 결국 독립변수로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연장에서 나오는 개념이죠. 그런 사람들이 해 왔던 예술인 서양음악 역시 선형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비켜 갈 수 없었더군요.

즉 여태까지 언급해 왔던 음계의 역사는 음악을 선형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독립변수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였을까요?

그러기에 수학에서는 선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형대수가 있듯이 음악에서는 음계를 바탕으로 한 화성악과 대위법이 존재 하는 것 같습니다.



12. 선형 음악의 한계

서양음악의 아버지라는 J.S 바하의 활동 시기는 18세기 입니다. 그 때부터 평균율에 의거한 서양음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면 지금이 21세기 초엽이니까 서양음악의 역사는 200년이 조금 넘는 정도군요.

그 동안에 얼마나 많은 서양음악 작곡가가 있었나요?

바하, 헨델,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드보르작, 쇼팽, 드뷔시, 브라암스,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 비제, 베르디,브르흐, 생샹, 에드워드 엘가, 프란츠 크라이슬러, 푸치니 등등 언뜻 생각나는 대가들만도 20명은 충분히 댈 수 있습니다.

서양음악의 역사를 200년으로 잡는다면 대략 생각난 이 20명 만으로도 평균 10년에 한번 대가들이 존재해 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즉 클래식 음악의 대가들은 한 세대에 3명씩은 있어 왔던거죠.

그런데 저는 자라오면서 이런 급수의 대가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저는 아직 못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카라얀이나 하이펫츠 같은 연주자들의 이름이 회자됩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셨나요? 평균율을 바탕으로 하는 서양음악은 이제 더 이상 나올 음악이 없다는 뜻입니다. 나올 음악이 없으니 어떻게 연주하는 것이 더 좋은가가 화두가 되어 버린 것이죠.

즉 전통적인 서양음악은 지금 죽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평균률의 위력이 200년 정도 밖에 유지되지 못한 것이죠. 저는 이것이 결국 선형적 사고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선형성을 유지하는 서양음악의 음계체계에서 12음계로 할 수 있는 모든 조합의 음악은 200년 동안 대가들이 나와서 모두 다 만들어 내 버렸습니다. 12음계의 한계를 뛰어 넘을 방법이 없어지자 현대 클래식 음악에서는 피아노를 두들겨 부수는 소리를 실험적인 음악이라고 제목하에 발표하는 실정입니다.
 

 

 

"4분 33초"란 곡으로 유명한 John Cage.

"4분 33초" 연주회는 4분 33초 동안 그냥 정적만 흐릅니다.

5분 넘게 연주(?)한 적도 있다죠?

이런 곡에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되나요?

 

서양음악이 걸어가야 할 이러한 운명은 바하가 평균율을 실증하여 서양음악의 아버지가 되었을 때 부터 어쩌면 이미 필연적으로 예정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고도 뭐가 잘났는지 고귀한 예술로 인정받고 있으며 콧대가 센 사람들은 왜 이리도 많은지 새로운 형태의 음악이 나타나면 이를 무시하기에 바쁩니다. 평균율이 처음 나타났을 때 순정율을 지지하는 세력에게 비판 받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죠.



13. 새로운 음악

지금 방송이나 길거리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들은 대부분 클래식 음악들이 아닙니다. 소위 "파퓰러"란 이름으로 불리는 상업 음악들이죠. 우리가 자주 듣다 보니 많이 익숙해져 있지만 이 음악들이 나온 건 세계 2차 대전 후의 일입니다. 클래식 음악에 비하면 그 역사가 극히 짧은 새로운 음악이죠.

그리고 그 파퓰러한 음악들의 기원을 따라가 보면 기존의 클래식 음악과 접촉기회가 단절된 미국 흑인 문화가 나오게 됩니다. 즉 서양문화권과 다른 문화권에서 나온 음악이 현재 세계의 음악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겁니다.

현재 클래식 음악은 이 새로운 음악들에 대항할 힘이 없습니다. 고급문화로 차별화를 굳히는 소극적 대응을 할 뿐이죠. 그나마도 재즈에게 고급문화 자리를 조금씩 내 주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의 무형문화재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클래식 음악은 점점 박제화 되어 갈 겁니다.이대로 가면 아무도 찾지 않는 음악이 되어 버리는건 시간문제죠.

그나마 크로스오버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건 클래식 음악의 입장에서는 희망적인 시도라고 봐야 할 겁니다. 이러한 새로운 음악을 고전 음악과 비교하여 평가절하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의 팝음악 아티스트들을 보면 저는 바로크나 고전파 음악가들이 문득 연상됩니다. 평균률로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개척했던 음악의 대가들처럼 비틀즈, 지미핸드릭스, 레드제플린 등의 음악가들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음악들을 개척해 나갔습니다.

그들이 고전 음악의 대가들에 비해 평가 절하될 이유는 없습니다. 아니, 제 기준으로는 오히려 평가 절상 되어야 할 이유가 다분히 많습니다. 그들이 만들어 내었던 이 새로운 음악은 고전 음악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뛰어 넘은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14. 양과 질

전술한 바와 같이 클래식 음악은 선형적 사고 체계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 선형적 사고는 고대 그리스 문화에서부터 기원을 찾을 수 있고 특히 근대 과학기술 시대의 사상적 기저를 형성하고 있죠.

이 선형적 사고 방식은 세상의 이런 저런 문제나 현상을 수학적으로는 3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함수를 이용하여 Modeling 하는 겁니다.

선형함수 모델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일단 선형모델이 나오게 되면 선형대수의 기법을 사용하여 정량적 분석이 가능하고 문제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즉 선형적 사고의 장점은 정량적 분석을 통해 어떤 시스템에 대한 예측 능력을 확보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는 일이죠.


다른 문화권은 이 정량적 분석을 꽤 피곤한 일로 여기고 정량적인 부분을 등한시 해 온 게 사실입니다. 당장 우리의 문화를 봐도 그렇죠.

가령 시장에서 상인과 손님이 흥정을 하는 상황을 생각해 봅시다. 이때 대부분은 사람들은 정성적인 언어로 흥정을 하죠. "이거 좀 더 줘", "에이..쪼끔만 더 깎아줘", "이거 나 무지 손해 보는데"

하지만 정량적인 언어로는 이렇게 흥정을 해야 합니다. "이거 5g만 더 줘", "에이 5% 더 깎아줘", "이거 나 100원 손해 보는데"

시장바닥에서의 흥정은 정성적인 언어로도 가능하지만 기업간의 규모가 큰 거래에서는 모두 정량적인 언어를 사용합니다. 요즘 같이 투명성을 강조하는 때에는 더더욱 그렇죠. 투명성 확보의 의미는 결국 예측 가능하다는 의미와 동일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에 대해 정량적인 해석이 가능하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실제 현실의 문제는 비선형적인 성격인 것이 많죠. 비선형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선형인 문제들은 갖은 기교를 부려 오차 없는 선형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비선형적인 문제를 선형으로 변경 할 때는 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그 오차라는 것이 질적인 차이를 무시하는 것으로 나타나죠.

이러한 오차의 대표적인 예가 기업의 인사고가 시스템입니다. 직원들의 업무가 모두 똑같고 그 결과의 형태도 모두 똑같다면 직원에 대한 계량적인 평가는 아주 쉽습니다. 동일한 형태를 가지는 결과에 대한 양만 비교하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직원의 업무가 각자 다르고 결과도 천차만별인 경우에 어떤 잣대로 직원의 능력을 평가하여 연봉책정을 해야 하나요? 이를 계량화 하는 갖가지 기법들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이런 질적 부분을 계량화 한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결국은 계량화 하기 쉬운 부분만 인사고가에 반영되는 수가 많죠.

음악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선형적인 사고 방식에서 계량화가 필요했던 서양음악에서는 그 동안 소리의 질적인 부분을 무시했던 오류가 있었던 거죠. 계량화가 가능한 음의 높낮이만을 가지고 음악을 운용하는 체계를 만들어 왔던 것입니다.

피아노로 연주하는 젓가락 행진곡이나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젓가락 행진곡이나 악보상으로는 다 똑같은 젓가락 행진곡일 뿐입니다. 분명히 소리의 질은 다르지만 같은 곡으로 취급하죠.

질을 무시하고 양만을 따지는 것이 바로 클래식 음악의 한계이며 선형적 사고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새롭게 나온 음악들은 음정이라는 계량적인 측면에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음색이라는 질적인 측면에는 굉장한 집착을 보이고 있죠.

질적인 측면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같은 곡을 리바이벌한 것이라고 해도 질적인 면에서 다른 차이를 보이면 별도의 창작으로 인정하는 것도 이런 맥락 입니다.

이제 음악에 양이 아닌 질에 집착하는 시대가 온 것이죠. 계량화 하기 어려운 소리의 영역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선형적 사고 방식이 아닌 비선형적 사고 방식의 음악 시대가 온 거죠.

 

 

15. Blues 음악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음악들이 있지만 요즘 세상에서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형태의 음악들 입니다. 미국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이민가서 만들어진 나라이므로 미국의 음악계는 세계음악의 축소판과 비슷하죠.굉장히 다양한 음악들이 갖은 이름을 달고 나타납니다.

 

그런데 그 미국 음악에서 비교적 역사가 좀 오래되고 영향력이 다른 장르에 비해 크다고 할 만한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Blues 음악입니다.

 

Blues는 비선형적인 성격을 명확히 가진 음악이죠. 그러니 Blues에 영향을 받은 수많은 장르들이비선형적 성격을 가지게 되는 건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겁니다.

 

일단 Blues라는 음악 장르의 정의 자체가 애매모호 합니다. 나름대로의 형식이 있긴 하지만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죠. 서양의 12음계 관점에서 Blues의 음계를 표기한 것을 Blue Note라고 하는데 막상 Blues 연주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합니다.

 

명확한 언어로 정의 되어 있지도 않고 특징이나 형태가 도저히 계량 불가한 음악 형태입니다. 레드 제플린의 블루스 곡과 로버트 존슨의 블루스곡을 듣고 이게 왜 같은 블루스 곡으로 불리는지 명확하게 지적하기는 어렵죠.

 

Blues 음악이냐 아니냐는 기준은 거의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나는 Blues음악을 한다"고 우기면 그 사람의 음악은 Blues가 되죠.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러이러 해서 Blues가 아니라고 명확히 반박할 만한 근거도 없습니다. 노자의 "도가도 비상도"란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이죠.

 

그래서인지 Blues를 "영혼의 음악"이라고 하죠. 말은 거창하게 "영혼의 음악"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순전히 느낌과 감으로 만들어지는 음악이라는 뜻이라고 해석 할 수도 있습니다.

 

Blues에 대한 명확한 사실은 Blues라는 것이 미시시피 삼각주 지방에 거주하던 흑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노동요에서 기원한 미국의 지방민요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지방민요의 기원을 다시 따지고 올라가면 미국의 흑인들이 끌려왔던 서아프리카 지방의 음악이 기원이 되죠.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원래 서아프리카 지역의 음악에서는 장조와 단조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 경향성이 미국 흑인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흑인들은 노예신분이였으므로 일부 해방 노예를 제외하고는 서양의 클래식 음악을 접할 기회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음악 뿐만 아니라 그 외의 모든 교육에서 제외 되었기에 역설적으로 선형적 사고 방식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었고 기존이 서양음악과는 모든 면에서 확연히 다른 비선형적 성격이 강한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전통적인 서양음악에서는 절대적으로 기피하는 3온음 화음인 단7도 텐션을 블루스에서는 대 놓고 마구 마구 사용합니다. E Key 라면 E7-A7-B7 의 코드를 태연하게 반복하지요 단7도 화음 자체가 장조와 단조를 섞어 놓은 요상한 코드이며 각 코드에 대한 솔로 연주 때에도 단3도, 장7도 등의 코드와는 성격이 다른 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마구 마구 사용하지요. 단조와 장조의 구분을 명확하게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선형적인 성격은 향후 미국 현대 음악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되죠.

 

 

 

16. Electric Guitar

 

한 때 유행했던 Chaos 이론은 비선형적인 문제를 대 놓고 다룬 것이였습니다. 그 유명한 로렌츠 어트랙터나 프랙탈도 Chaos이론의 일부죠.과거와 달리 요즘 비선형 문제를 다루려는 시도가 있는 이유는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비선형 문제의 해를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형식에서는 변수들로 구성된 일반해를 구하는 공식을 만들 수 있지만 비선형식에서는 그런 일반적인 공식을 구하지 못하고 방정식을 만족할 때 까지 무식하고 줄기차게 계산을 반복해야 하거든요. 인간은 도저히 그런 계산을 할 수가 없지만 컴퓨터를 동원하면 그런 계산을 해 낼 수가 있습니다. 즉 도구가 발달하면서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비선형 영역에 접근하고자 하는 시도가 생겨나죠.

 

음악에서도 그러한 도구가 있었기에 음색이라는 비선형적 영역에 접근이 가능하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악기가 생겨 난거죠. 그런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악기는 신디사이져일 겁니다. 요즘은 개인용 PC도 신디사이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죠. 그러나 제가 언급하고 싶은 비선형을 다룰 수 있는 악기는 전기기타(Electric Guitar)입니다.

 

전기기타는 비선형을 다룰 수 있는 악기 중에서는 그 역사가 가장 오래 된 녀석입니다. 하긴 길어 봐야 60년정도 밖에는 안 됩니만...

 

전기기타에 자세히 언급하자면 지금 보시는 이글의 분량만큼을 다루어야 할 이야기들이 많습니다.전기기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기회가 닿으면 하도록 하죠.

 

암튼 전기기타는 처음 나왔을 때에 전통적인 악기 개념으로는 도저히 수용 불가한 놈이였습니다. 한마디로 악기가 아니라 장난감 수준의 신기한 물건일 뿐이였죠.

 

자연적인 소재의 울림을 이요한 것이 아니라 전기/전자공학이 가세하여 인공적인 울림을 만드는 악기였기 때문에 전기기타 자체만으로는 악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전기/전자 장비를 수반하여야만 악기의 역할을 할 수 있죠. 즉 바이올린이나 피아노처럼 자체로도 완전한 악기가 아니라 Package 형태에서만 의미가 있는 불완전한 악기입니다.

 

그런데 당시 음악계에서 이러한 전기기타를 가장 많이 활용한 곳은 비선형적인 음악이라 할 수 있는 블루스 음악이었습니다. 전기기타 없는 Chicago Blues는 상상도 할 수 없죠. 지금도 블루스에서는 전기기타가 주류 악기 입니다. 블루스에서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은 장르에서도 전기기타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끼이죠.

 

전기기타의 연주 방식은 기존의 클래식 기타와는 많이 다릅니다. 우선 반드시 지켜야 할 자세나 교본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죠. 그리고 음정에 대한 엄격함도 별로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역시 비선형적인 악기라고 할 수 있죠. "밴딩"이라는 연주 기교는 클래식 기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연주 방식입니다. 하지만 전기기타의 연주 방식 중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엠프를 사용하여 소리를 낸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여 음색을 보다 자유자재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전기기타의 등장으로 새로운 음색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죠.

 

 

 

17. Over Drive

 

전기기타의 등장으로 음색에 대한 접근이 자유로워지게 되면서 음악가들의 관심은 화성이나 대위법에서 음색(Sound/Tone)으로 옮겨 가게 됩니다. 전기기타에 의해서 새롭게 발견된 음색은 Over-Drive란 녀석입니다.


전기기타는 보통은 속이 꽉찬 나무에 쇠줄을 메달아 만듭니다.공명통이 없어서 소리가 쇠줄 챙챙 거리는 소리를 내죠. 이 쇠줄의 울림을 전기적인 신호로 바꾸어서 엠프에서 신호를 증폭하여 큰 소리를 내 주게 됩니다.

 

선형적 사고의 관점에서는 그저 쇠줄 챙챙 거리는 소리를 그대로 볼률만 키워서 내 보내는게 엠프의 임무입니다. 즉 원음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죠.


그런데 전기/전자 소자는 비선형적인 특성을 띄는 녀석이 많습니다. 그래서 성능이 떨어지거나 불량인 엠프는 볼륨을 키우면 소리가 찌그러지는 수가 종종 있죠. 그런데 초기에 전기기타를 연주하던 음악가들이 엠프의 볼륨을 끝까지 돌리고 연주를 하니까 엠프의 성능이 좋지 않았는지 소리가 찌그러져 버린 겁니다. 엠프에 부하를 많이 걸었을 때 나는 소리여서 이때의 음색을 Over-Drive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클래식 같은 음악에서는 당장 엠프의 교체를 요구했겠죠. 그런데 블루스 음악을 하던 사람들은 그 소리를 재미있게 여긴 겁니다. 기존에는 듣도 보도 못하는 새로운 음색을 발견하게 된거죠.

 

파형이 찌그러지는 소리이기 때문에 원음과는 다른 주파수 대역의 소리가 엠프에서 발생하고 심지어 맥놀이 현상까지 발생하는데 불구하고 블루스 음악은 적당한 Over-Drive를 즐기는 음악으로 발전합니다. 블루스 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한 락이나 헤비메탈에서는 고유하고도 양질의 Over-Drive 사운드를 얻기 위해 곡을 작곡하는 것 만큼의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죠.

 

찌그러진 소리마저도 음악의 주요한 요소로 채용하는 것을 보면 Blues 음악은 확실히 기괴하고 비선형적인 음악임이 분명합니다. 기존의 선형적 사고 방식의 음악으로는 도저히 이해 불가죠.

 

 

 

 

18. 화성악과 음색

 

옛날에 통기타로 스콜피온스의 타브 악보집을 보면서 "Big City Night"이라는 곡을 배워 나갈 때였습니다. 음악을 들어보면 그렇게 박력 있게 들리던 리듬 기타의 사운드가 악보상으로는 딸랑 2개의 음만 짚는 것이 참 신기했죠.

 

나중에 누군가를 통해 딸랑 2개만 짚은 그 음의 간격이 완전 5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음..헤비메탈에서는 완전 5도 화음을 쓰는구나" 라고 알게 되었죠.

 

나중에 군생활을 하게 될 때였습니다. 같은 부대에 피아노학과에 재학 중이던 음대생이 있었죠. 그 때에도 음악에 관심이 있어서 그 음대생 출신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클래식 음악에서는 완전 5도만으로 구성된 화음을 절대적으로 피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클래식에서는 최소한 3도 화음 이상을 사용합니다. 합창 할 때에도 4부 합창을 하죠. 독학을 해 보겠다고 혼자서 화성악 책을 구해서 읽어보니 화성을 논할 때에는 기본적으로 4부 화성에서 출발하더군요.

 

일렉기타에서는 반대로 음을 3개 이상 짚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Over-Drive가 많이 걸린 음색을 사용하는 락 계열에서는 거의 모든 곡에서 이런 경향이 강합니다.

 

재즈 풍의 복잡한 음악에서는 4부 화음을 많이 쓰는데요 재즈 기타에서는 4부 화음 내기 위해 줄을 많이 잡죠. 이렇게 줄을 많이 잡아야 하는 경우에는 Over-Drive를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Over-Drive는 음의 파형으로 볼 때 대단히 복잡합니다. 엠프의 출력 크기를 내부 소자가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출력 자체가 복잡하게 찌그러지고 왜곡된 파형이죠.  그래서 일반적인 경우에는 소리가 상당히 지저분하고 듣기 싫은 음색을 냅니다. 그런 엠프 본연의 기능으로 볼 때 왜곡된 파형을 낸다는 건 그저 불량품의 기준이 될 뿐입니다.

 

Over-Drive를 많이 걸면 걸수록 파형은 더욱 찌그러집니다. 하지만 희안하게도 이런 소리를 추구하는 음악도 존재합니다. 판테라나 메탈리카 같은 헤비메탈 그룹은 이렇게 찌그러진 음색을 극단으로 추구하는 음악을 하죠.

 

음색이 박력있고 파워 넘칠 수는 있으나 그 반면에 복잡하고 지저분한 면도 있습니다. 따라서 4부 화성의 음을 낸다고 해도 해당 음계가 잘 들리지도 않고 오히려 사운드만 지저분해 질 수 있죠.

 

그래서 Over-Drive를 추구하는 음악에서는 화음의 구성에 의존하기 보다는 곡에 잘 맞는 기타의 음색을 찾아냄으로써 곡의 색깔을 결정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냐 하면...

음색과 화성이 반드시 상관 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겁니다.

 

클래식에서는 완전 5도만으로 이루어진 2개의 음정을 사용하면 완전 5도 음정은 문자 그대로 서로가 완전히 들어 맞는 음정이므로 화음이 도통 재미가 없습니다. 그냥 한 음을 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죠. "도 미 솔" 화음에서 "도"는 완전 1도이고 "솔"은 완전 5도입니다. 화음의 색을 결정하는 것은 가운데 "미"인데 "미"는 완전 3도가 아니라 장3도입니다.

 

3음을 쓰면 밝은 느낌의 화음을 만들 수 있고 3음 위의 반음인 4도를 사용하면 더 경쾌한 화음이 만들어집니다. 이와 반대로 단3음을 쓰면 차분하고 어두운 느낌의 화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재즈풍의 뭔가 세련된 느낌을 주려면 단7도를 붙여주면 되고요. 신비한 느낌을 주려면 장7도나 9도를 붙여주면 되죠.

 

이런 지식들은 화성악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음계를 적당히 운용하여 소리에 색을 입히는 것이 화성악이죠. 그런데 소리의 색을 입히는 방법이 이것 뿐만은 아닙니다.

 

음계와 화성이라는 이론적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소리 자체에 접근해서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죠. 스콜피언스의 락음악처럼 2개의 음정을 사용하더라도 음색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느낌을 풍기게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락 음악에서는 일렉기타와 Over-Drive톤을 이용해서 단순한 완전5도 화음만으로도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메탈리카의 리듬기타는 좀 메마른 느낌이 납니다. 제이크 이 리는 날카롭고 찢어질 듯한 음색을 지녔죠. 블루스 사라세노의 음색은 당의정처럼 달짝 지근합니다. 잭 와일드는 파워 만땅의 음색을 보여 주죠.

 

 

기타 사운드를 위주로 하는 음악에서 이름이 좀 알려진 밴드나 연주자들은 모두 자기 고유의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의 곡인지 모르더라도 들어보면 음색만으로도 누군지 대충 알 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Over-Drive의 음색은 엠프를 비롯한 음향장비 종류와 셋팅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연주자의 역량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차이를 보여 줍니다.

 

그야말로 Case by Case로 접근해야 하죠.화성악처럼 일반적인 법칙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화성악보다 훨씬 많은 느낌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사실이죠.

 

소리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 바로 이것이 비선형 음악의 핵심적인 내용이 아닐까요?

 

 

 

19. 퓨리에 급수

 

신호처리에 대해 관심 있으신 분들은 대부분 아시는 내용이지만 일반적인 분들은 많이 생소하실 만한 수학에 대해 언급합니다. 내용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이해 못한다고 자학하지 마시고 이 부분은 읽으시지 않아도 큰 상관은 없습니다.

 

파형을 다루는 수학적인 기법들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퓨리에 급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퓨리에 급수는 파형을 주파수 영역으로 분석하는데 있어 수학적인 근거로 자주 사용되는 녀석이죠.

 

음악이야기를 하면서 퓨리에 급수를 언급하는 것은 소리를 주파수 영역으로 보면 화성악에서 음계를 다루는 선형적인 계산 방법이 결국은 음색 자체 성질의 일부분만을 다루고 있음을 쉽게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파수 영역에서 소리라는 것을 이해하려면 그 수단이 되는 퓨리에 급수를 모르면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죠.

 

퓨리에 급수는 sin, cos의 적분을 요하는 계산이기 때문에 관련 수학식을 보면 눈이 핑핑 돌아갈 지경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수식을 싫어하기에..그냥 말로 풀어 드립니다.

 

퓨리에 급수를 이해하기 전에 우선 직교함수(Orthogonal Function)란 개념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직교함수는 선형성에 대한 언급에서 독립변수와 성격이 유사합니다. 두 함수가 서로에게 아무 상관을 주지 않으면 그걸 직교 함수라고 하죠. 물리학에서는 직각인 벡터의 곱이 0 입니다. 직교함수의 전형을 보여주는 예죠.

 

수학적인 정의로는 두 함수를 곱한 것을 적분했을 때 적분값이 0이 되면 그 두 함수의 관계를 직교 함수라고 합니다.

 

이러한 직교 함수로는 sinusoidal 함수가 있습니다. cos, sin 함수는 사실 본질적으로는 같은 성격의 함수입니다. 다만 위상각의 차이가 있는 것 뿐이죠. 그래서 cos, sin 함수를 총괄해서 sinusoidal 함수라고 부릅니다.

 

각속도가 정수배인 sinusoidal 함수는 모두 직교함수의 관계를 가집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수식으로는 복잡하게 풀어야 하지만 굳이 수식으로 풀지 않아도 머릿속으로 조금만 그림을 그려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입니다.

 

임의 주파수에 대해 맥놀이 현상이 없는 주파수는 그 임의 주파수의 정수배를 한 주파수라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440Hz의 한 주기 동안 880Hz는 두 주기가 완전히 끝나게 되죠. 이를 sinusoidal 함수로 생각을 하면 440Hz의 한 주기 sin 곡선에 대해 880Hz의 sin 곡선은 두 주기가 진행 됩니다.

 

그런데 sin 곡선은 반주기씩 완벽한 대칭을 이룹니다.다만 +/-가 다를 뿐이죠. 부호 관계가 서로 반대면서도 절대값은 좌우 대칭을 이루기 때문에 그걸 적분하면 0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파수가 정수배 관계를 가진 두 개의 sin 함수의 곱 역시 부호가 반대인 좌우 대칭의 모습을 가지게 됩니다. 역시 적분하면 0가 될 수 밖에 없죠. 한주기 내에서 좌우대칭이 성립하는 이러한 sinusoidal 함수의 성격을 이용하면  임의의 주기함수를 sinusoidal 함수를 이용하여 선형적으로 다룰 수 있습니다.

 

주기가 T인 임의 주기 함수를 f(x)라고 합시다.

그리고 그 임의 주기 함수가 주기가 N배인 sinusoidal 함수들의 합이라고 보고..

편의상 sinusoidal을 sin 함수로만 표기하면 아래의 수식이 성립합니다.

 

f(x) = a*sin(x) + b*sin(2x) + c*sin(3x) + d*sin(4x) + e*sin(5x) +......

("*"는 곱하기 표시이고 a,b,c,d,e는 각 sin 함수의 최대치를 의미)

 

 

즉 임의의 주기 함수를 직교관계를 가지는 sinusoidal 함수의 무한급수 합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이 때 f(x)에 sin(x)를 곱해서 적분을 해 주면 결국 sin(x)를 제외한 나머지 sin함수들은 0으로 남게 됩니다. 적당히 계산을 해 주면 sin(x)의 크기은 a 값을 구할 수 있게 되죠.

 

이런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프랑스의 퓨리에라는 수학자는 임의의 주기함수를 sinusoidal의 무한급수 형태로 변환하는 방법을 만들어 냅니다. 이게 바로 퓨리에 급수라는 것이죠.

 

sin, cos에 대한 적분을 하고 무한의 개념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식으로 펼치면 꽤 복잡하게 보이며 고등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정수배 주기를 가지는 sin, cos 함수들은 서로 직교한다는 것만 알면 쉽게 이해 가능한 수학 이론이죠.

 

음향악에서는 배음이라고 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어떤 주파수를 가진 소리는 그 주파수의 정수배가 되는 주파수의 소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고 그 정수배가 되는 주파수의 소리를 음향악에서는 배음이라고 하는거죠. 배음이 많고 풍부할수록 악기의 소리가 풍부해지기 때문에 음향이나 악기 제작에 관여 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단어입니다. 이 배음이라는 것이 퓨리에 급수 입장에서 보면 정수배의 주파수로 구성되어 상호 간 직교 함수 관계를 가지는 Sinusoidal 파형이 됩니다.

 

퓨리에 급수를 활용하면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파형이라도 주기적이기만 하다면 비교적 단순한 주기파형인 사인파 형태의 항으로 이루어진 대수식으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즉 임의의 음향에 대해 특정 배음의 크기를 알아 낼 수가 있는 것이죠. 이렇게 음향에 대한 배음들의 크기를 사인파 항의 대수식으로 분해할 수 있다면 반대로 배음들을 조합하여 음향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여러분들이 자주 접하는 mp3의 이론적 배경도 이런 것이죠. 소리를 샘플링한 wave file의 정보를 가청 주파수 대역의 각 주파수 크기로 계산하여 저장해 놓은 것입니다. WinAmp나 Media Player의 그래픽 이궬라이져 그림은 재현하고 있는 음향의 주파수별 크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20. 완전 5도의 정체

 

지금까지 소리는 정수배 주파수를 가진 Sinusoidal 함수의 합으로 해석 가능함을 어려운 수학적 배경 운운하며 언급해 보았습니다. 이제 음악의 입장에서 퓨리에 급수의 의미를 곱씹어 보도록 하죠.

 

피아노에서 나오는 "라"와 바이올린에서 나오는 "라"는 분명 다른 소리입니다. 하지만 다른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이 있기에 같은 "라"라고 하지요. 두 악기의 음색은 다르지만 그 음색에는 440Hz 성분이 제일 크기에 "라"라고 하는 음정을 붙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제 피아노 소리와 바이올린 소리를 퓨리에 급수로 생각을 해 보죠.

 

아래는 정말 간략하게 쓴 퓨리에 급수의 식입니다.

f(x) = a*sin(x) + b*sin(2x) + c*sin(3x) + d*sin(4x) + e*sin(5x) +......

 

"라"음을 내는 피아노 소리를 위의 식으로 생각해 보면 sin(x)는 440Hz, sin(2x)는 880Hz, sin(3x)는 1320Hz를 의미합니다.

 

이 때 피아노는 "라"음을 치는 것이기에 440Hz 성분이 가장 큰 것이니 b,c의 값에 비해 a가 단연 큰 값이 되죠. 바이올린으로 치는 "라"음도 440Hz 성분이 가장 큽니다.

 

그리고 나머지 직교함수들 중에서 그나마 440Hz에 가까운 것은 sin(2x), 즉 880Hz가 됩니다. a 다음으로는 b 값이 제일 크게 되죠. 나머지 c,d,e .... 등의 값도 비슷한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즉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그 영향도 점점 작아지는거죠. 특정한 높낮이를 가진 음이라면 퓨리에 급수에서는 이런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값들은 피아노 소리와 바이올린 소리에 따라 확연히 다른 값을 가지게 됩니다. 즉 음색에 따라서 다른 값들을 가지게 되죠.

 

북소리에는 정확한 음정은 없지만 높낮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드럼 연주에서 하이햇 (심벌즈 같이 생긴거)을 치면 WinAmp의 그래픽 이큐에서 높은 영역의 주파수 비율이 올라감을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높은 영역의 크기가 큰 값을 가지기는 하지만 특정한 주파수의 값이 월등히 크기는 않은 소리가 하이헷 소리입니다. 즉 음정을 정할 수가 없는 소리인 것이죠.

 

음정을 정할 수 있는 소리라면 특정 주파수의 크기가 월등히 큰 값을 가지고 그 주파수와 차이가 큰 주파수의 영향이 점점 작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sin(x)가 440Hz 주파수를 가진다면 sin(2x)는 880Hz 주파수를 가지게 됩니다. 음정의 입장에서는 완전 8도를 의미하게 되죠. sin(3x)는 세배의 주파수인 1320Hz를 가지게 됩니다. 3배 주파수를 한 옥타브 낯추면 1.5배가 되고 이건 완전 5도의 주파수 비율입니다. 결국 3배의 주파수는 완전 5도를 의미하게 되죠.

 

음향악에서 언급하는 배음이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면 결국 완전 5도는 특정소리의 색을 더해 주는 배음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는 것이라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퓨리에 급수에서 음정에서 멀어지는 주파수는 영향력이 작아지는 것을 생각 할 때 완전 5도는 완전 1도 소리의 큰 축을 담당하는 어느 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즉 동일한 악기에서는 완전 5도가 완전 1도의 소리와 가장 비슷한 소리를 내는거죠.

 

그래서 완전 5도음을 화음으로 동시에 연주하면 똑같은 성격의 음을 동시에 치는 것이 때문에 귀로 들었을 때 구분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술한 바와 같이 음계는 완전 5도와의 관계를 누적해서 찾아 나간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우기자면 12음계는 결국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할 수도 있는거죠.

 

소리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음계의 조합을 따지는 화성악이라는 것은 결국 소리를 선형적으로 모의하기 위한 체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선형적 음악 모델은 바닥을 드러냈고 새로운 음악은 퓨리에 급수의 보다 높은 영역의 주파수들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소리 자체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게 되는건 당연한 일이겠죠.

 

 

 

21. Jimmy Hendrix

 

현대 음악시 왜 음색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지 그 배경을 제가 가지고 있는 갖은 지색을 동원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비선형 음악의 대표적인 음악가에 대해 언급해 볼까 합니다. 바로 지미 핸드릭스 입니다.

 

지미핸드릭스...

수많은 기타리스트들이 기타를 잡게 만들었던 장본인 입니다. 지금까지도 그를 열렬한 우상으로 삼는 사람들이 숱하죠. 일반 분들은 그의 이름을 잘 모르는 경우도 많겠지만 기타리스트의 세계에서 그의 영향은 가히 절대적입니다.

 

비선형 음악을 논하면서 음악가를 한명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없이 이 지미 핸드릭스를 거명할 것입니다. 제 생각에 그는 비선형 음악에 있어서 바하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이렇게 제가 떠받들듯 이야기하는 지미핸드릭스의 공식 활동 기간은 어이없게도 3년 정도에 불과 합니다. 하지만 그가 3년 동안 보여준 것은 정말 엄청난 것이였죠.

 

바하가 평균율을 실증해 낸 사람이라면 지미핸드릭스는 음색에 직접 접근하는 방식의 가능성을 실증해 낸 사람입니다. 기준의 악보로 표기 불가능 하며 똑같이 재현하기도 불가능한 그런 비선형적 음악을 전기기타를 이용하여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죠.

 

바하에게 "평균율 클라비어"가 있다면 지미 핸드릭스의 이러한 비선형적 음악에 대한 상징적인 곡이라 할 만한 것이 우드스탁에서의 "Star Spangled Banner" (미국국가) 연주입니다.

 

이 연주는 일종의 정치적 사건으로 취급 되며 음악평론가들이 60년대 우드스탁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내용이죠. 그런데 정작 정치적인 의미에 가려져 이 연주의 의미를 음악적으로 크게 취급하는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이 곡은 국내에서 금지곡이였기에 들어 볼래야 들어 볼 기회가 아예 없었습니다. 그런 곡이 있다는 이야기가 마치 전설처럼 들려올 뿐이였죠. 결국 냅스터를 통해 어렵게 어렵게 이 곡을 찾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곡을 듣고는 참으로 다양한 반응이 나올 수 있겠지만 저는 놀라움에 기가 막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1960년대 말에 그 당시 장비를 가지고 그것도 라이브로 이런 음색의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지미 핸드릭스 그는 천재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그는 전기기타를 이용해서 미국을 그 순간에는 아주 바보로 만들더군요. 그런 메시지를 얻는데에는 가사가 전혀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로지 그 소리 자체만으로 아주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더군요.

 

지미 핸드릭스는 자다가 기도가 막혀 죽는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는 전기기타를 이용한 다양한 음색의 세계를 3년 동안 환상적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장르에 관계없이 전세계 모든 음악가들에게 소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줬죠. 지미 핸드릭스 이후에는 대중음악이 소리의 확연한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22. 맺음말

 

피타고라스에서 출발하여 바하를 거쳐 지미핸드릭스까지 제가 알고 있는 음악의 거의 모든 것을 바탕으로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음악에 대한 관념들에 대해 한번 써 보았습니다.

 

지미 핸드릭스 이후의 음악 세계에 대해 제가 아는 것은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평균 수준과 그리 다를 바가 없으며 음악의 비선형적 성격을 논하는데 지미 핸드릭스로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더 이상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어 여기 쯤에서 음악에 대한 제 이야기를 접을까 합니다.

 

제 머릿속에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간단히 남아 있는데 이 이미지들을 없는 재주 동원해서 글로 표현해 내려니까 힘들군요. 이렇게 장황하게 써 놓았지만..결국 결론적으로 볼 때 귀로 듣고 좋으면 그게 음악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에서 전혀 벗어나지를 못했습니다. 하긴 음악에 대한 정의는 어떤 사람이 쓰던지 간에 그 상식적인 정의를 벗어나지 못하는게 당연하겠죠.

 

비선형 음악이라는 저만의 음악관은 여기까지입니다. 음악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기회가 더 많으시길 바라며..

 

 

PS :

수학적인 접근에 대해서 별도의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 ikipus.tistory.com/entry/Non-Linear-Music-수식-풀이-부록?category=1906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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