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Jackson 기타

 

Fender Gibson이라는 일렉기타의 양대산맥을 뚫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Jackson 기타 입니다. Jackson 기타는 헤비메탈 전용 기타의 대명사이지요. 일렉기타를 이용하는 왠만한 음악에서는 엠프의 왜곡된 소리가 중요한 요소로 사용됩니다. 엠프의 왜곡된 소리를 극대화 시킨 장르가 헤비메탈이죠. 심지어는 기타의 디스토션 소리로는 모자라서 보컬까지 디스토션(?) 시켜 버리기도 합니다. 사실 헤비메탈의 사운드는 중후한 기타 리프가 중요한 표현수단으로 사용되는데 중후한 소리라면 Gibson 기타도 합니다. 잭슨기타의 대표적인 스타급 사용자라 할만한 랜디로즈도 레스폴 기타를 많이 것을 보면 이런 점을 있죠.

 

한 뽀대하는 잭슨 기타

 

하지만 깁슨이나 펜더는 기타자체의 울림에 충실하게 만들어낸 기타입니다. 깁슨은 22플랫, 팬더는 21플랫을 제공하는 것은 기타자체의 생톤을 픽업이 충실하게 받게끔 설계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라는군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픽업은 아무곳이나 설치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의 울림을 가장 받을 있는 위치에 픽업을 설치하죠. 현의 울림을 받을 있는 부분은 주로 옥타브가 바뀌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기타 플랫으로 치면 12 배수가 되는 곳의 플랫이죠. 12플랫에 설치하자니 기타의 음역이 너무 좁아지므로 넥과 바디가 붙은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24플렛이 픽입이 들어설 명당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깁슨과 펜더 기타는 대부분 24플랫에 프런트 픽업이 부착되어 있지요. 24플랫이 들어갈 자리에 픽업을 박아 넣다 보니 플랫은 22플랫을 넘을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또한 기타의 울림은 나무의 재질이나 다른 사항들도 중요하지만 기타의 모양새도 중요한 사항이라고 합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등의 현악기가 크기만 다르지 모두 닮은 꼴인 비슷한 모양이라는 것을 한번 상기해 보십시요. 클래식 기타 역시 바이올린의 기본적인 모양새와 다르지 않습니다. 일렉기타 역시 예외는 아니라서 깁슨 레스폴의 경우 바이올린의 모양을 그대로 가져온 같은 느낌이 듭니다. 펜더는 좀더 상대적으로 튀는 모양이지만 외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요. 하지만 어떻게든 튀어 보이려는 뮤지션들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이 생긴 기타들이 성에 없습니다.

 

잭슨기타는 이러한 요구사항에 부응한 브랜드이지요. 거의 기본으로 24플랫을 제공합니다. 어느 정도 생톤을 희생하는 것이지만 어차피 디스토션에 물려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강하므로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으며 일반기타에 비해 좀더 넓은 음역을 카버할 있게 됩니다. 하지만 생톤의 희생을 어느정도 보상하고자 하는 생각인지 바디 울림의 극대화를 위해 바디에 넥을 붙이는 방식 대신 아예 바디와 넥을 하나의 나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깁슨의 셋인넥은 본드로 넥과 바디를 붙여놓은 것이라 거의 힘들긴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넥에 문제가 생긴 경우 어느 정도 수리가 가능합니다만 바디와 넥이 아예 통째로 만들어 놓은 경우 넥에 문제가 생길 경우 트로스트 로드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아예 쓰게 되어 버립니다. 이런 넥을 쓰루넥이라고 하고 관리에 정말 신경써야 하는 기타죠. 또한 잭슨기타는 가장 공격적이라 있는 외양을 제공합니다. 비교적 점찮아 보이는 깁슨 펜더의 디자인과 달리 파격적인 디자인을 제공하여 연주자가 튀어 보이는데 일조를 하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잭슨기타는 헤비메탈 밴드에서 많이 쓰입니다. 메가데쓰의 마티 프레이드먼과 데이비드 머스테인도 잭슨기타의 사용자들이죠. 디스토션을 강조한만큼 기타자체의 소리인 생톤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소리의 컨셉이나 디자인등이 CCM이나 블루스 같은 음악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죠.

 

80년대 헤비메탈이 전성시대를 맞으면서 많은 헤비메탈 전용기타들이 생겨났습니다. B.C Rich, Hammer, Kraimer등이 그런 브랜드들이죠. 하지만 헤비메탈의 전성시대가 끝나면서 헤비메탈 전용기타를 만들던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사장되었습니다. 현재는Jackson 헤비메탈 기타의 대명사로서 남아있죠.

 

 

14.  플로이드 로즈

 

이번에 서술하려는 것은 기타는 아니고 기타 부속품입니다. 기타 부속품이 있겠느냐 하시겠지만 플로이드 로즈만큼은 의미가 상당히 크지요. 지미 핸드릭스만큼 여러 기타리스트들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이 헤일런입니다. 특히 미국 출신의 기타리스트들 중에서 헤일런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덕분에 그가 사용했던 Pevey 엠프가 유명세를 타게 되었죠.


에드워드 밴 헤일런..지미 핸드릭스 이후에 가장 걸출한 기타리스트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라이트 핸드 주법이라고도 불리는 태핑입니다. 주법은 오른손과 왼손을 같이 핑거링하여 현란한 속주를 있는 주법이지요. 연주 주법 이외에 헤일런이 일렉기타의 외형에 변화를 가져온 점은 플로이드 로즈라는 하드웨어의 도입에 적극적이였다는 것입니다. 플로이드 로즈는 기존의 싱크로나이즈드 트레몰로의 최대 단점이였던 튜닝의 안정성을 완벽하게 해결해 하드웨어로서 기존에 불가능했던 과격한 아밍으로 새로운 느낌의 음악을 보일 있었던 것이죠. 플로이드 로즈를 이어 윌킨스 브리지와 로프로 플로이드 로즈 등의 다양한 개량형들이 쏟아져 나와 여러 기타에 장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로이드 로즈는 고전적인 브릿지에 비해 튜닝의 안정성을 제공하는 대신 현의 울림을 바디로 전달해 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펜더나 깁슨처럼 오리지널리티를 중요시하는 제품에는 그리 채용되지 않는 하드웨어입니다만 펜더의 경우 주문 생산을 하는 커스텀 제품에 대해 플로이드 로즈류의 브릿지가 종종 설치되는 편이죠. 기교 위주의 현대적인 느낌의 기타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플로이드 로즈형의 브릿지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15.  PRS

 

펜더와 깁슨이 장점을 모두 혼합한 기타를 만드는 업체로는 대표적인 업체가 PRS입니다. 양자의 장점을 모두 제공한다는데 그건 모르겠고 확실한건 엄청나게 비싼 최고가 기타의 대명사라는 것입니다. PRS 사용자로는 산타나가 있는데 산타나는 기타를 거의 몇십년동안 왔다고 하더군요. 대부분 기타 업체는 유명 뮤지션과 인도스 계약을 하기 위해 기타를 공짜로 주려고 난리를 치지만 PRS 꼬박꼬박 비싼 가격을 모두 받아간다고 합니다.

 

Smooth 뮤비에 나왔던 반짝반짝한 기타가 PRS의 산타나 시그네춰 모델

 

목재라든가 픽업 그리고 라운드 처리된 바디들은 깁슨과 비슷한 부분입니다. 스케일은 펜더와 깁슨의 중간 스케일을 채용하더군요. 전체적인 외양은 펜더 같기도 한데 제가 볼때는 깁슨의 느낌의 훨씬 많은 합니다. Smooth 뮤직비디오에서 산타나가 흥겹게 연주하는 기타가 바로 PRS 산타나 시그네춰 모델이죠. 처음에 레스폴을 들고 나오는 알았습니다. 산타나의 다른 사진들을 봐도 그것 하나만 쓰는 같더군요.

 

하지만 너무 고가이며 깁슨과 펜더의 장점을 골고루 채택한 기타라서 그런지 클래식한 느낌이 드는 기타입니다. 기타의 외형도 다양한 것들이 많은데 약간 작은 듯한 헤드 모양은 PRS 고유 디자인이죠. 암튼 클래식한 느낌을 많이 풍겨서인지 젊은 뮤지션들이 사용하는 경우는 별로 적이 없으며 산타나 같은 원로(?) 음악인들이나 재즈 연주자들이 애용하는 하더군요. 국내에서는 손무현씨가 메인기타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6.  IBANEZ

 

세계적으로 일본상품이 휩쓸고 있지 않은 품목이 안되는데 일렉기타도 예외는 아닙니다. 중에서도 아이바네즈가 대표주자라 있죠. 아이바네즈의 간판 모델은 모델을 쓰는 스티브 바이입니다. 스티브 바이외에 아이바네즈 유저는 세트리아니, 페트루치, 길버트 속주 연주자가 대부분이지요. 일본이 일렉기타를 만들어내는 강국으로 오른 것은 물론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과 모방 재창조에 능한 재주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본의 음반시장이 세계적으로도 시장이라는 것도 많이 작용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일본의 음반시장이 커짐에 따라 오히려 미국보다 일본에 지지근거를 뮤지션도 있다고 합니다.

 

IBANEZ의 대표 선수인 스티브 바이와 JEM Model

 

목재의 경우에는 펜더나 깁슨과 달리 아가디스나 베이스우드 같은 대체수종을 채택하는 편입니다. Jackson 경우에도 앨더가 많이 쓰지만 앨더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는 포플러 나무를 사용하기도 하죠.

 

일본에서 만들어진 기타는 연주의 편의성을 강조한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실용적이라는 말로도 표현하시더군요. 대표적인 일본기타인 아이바네즈 사용자 중에서 유명세가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속주기타리스트입니다. 연주하기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거죠. 우선 펜더와 깁슨에 비해 넥이 얇습니다. 플랫은 당연히 24플랫을 제공하고 지판은 손의 운지가 비교적 부드러운 로즈우드를 채용하였고 그마저도 평평하게 구성해 놓았죠. 살짝만 눌러도 소리가 나도록 플랫을 굵게한 점보플랫을 채용한 것도 많습니다. 한마디로 손가락 움직이기 매우 좋게 만들었다는 거죠. 줄감개 브릿지 등의 튜닝에 관련된 기본적인 부품들은 상당히 안정적인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아이바네즈 잼은 이동시 잡고 다니게 좋게 바디에 손잡이 구멍까지 놓았을 정도입니다. 외양은 체구가 작은 동양인이 만들어서 그런지 작고 아담해 보이지만 갈아 놓은 일본도처럼 각이 지고 날카롭습니다.

 

하지만 덕에 기타가 작고 얄아졌기 때문에 나무가 가진 자체의 소리를 나타내는데 한계가 있을 있습니다.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여 투박하게 만드는 미국산 기타에 비해 일본산 기타가 대체 수종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이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솔직히 아이바네즈의 RG시리즈를 사용하는 드림 씨어터의 페트루치가 연주하는 기타 소리의 톤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톤에 알맹이가 없이 날라다니듯 하죠. 아이바네즈의 팬들은 글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몰라도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아이바네즈의 개별 모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산 기타를 쓰는 연주자들에 비해 아이바네즈를 사용하는연주자들은 톤을 이펙터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연주의 편의성을 강조하면서 기타 자체의 특징적인 소리를 어느 정도 희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 되네요. 사실 일본에서는 좋은 이펙터를 많이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서는 라고 할말은 없군요. 연주시 편의성이 좋고 안정적으로 만들어 놓은데다가 이펙터가 먹어서인지 현대적인 깔끔한 사운드를 지향하는 뮤지션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속주 기타리스트 뿐만 아니라 하드코어나 핌프락에서도 아이바네즈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서태지도 아이바네즈를 애용하는 같더군요.

 

현대적인 색채를 무기로 펜더와 깁슨의 아성을 뚫은 나름대로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타가 아이바네즈 입니다.

 

 

17.  특이한 기타들

 

스테인버거기타는 가장 특이한 기타 하나입니다. 줄을 메어 잡는 헤드가 없고 바디도 최소한이라는 단어가 들어 맞을 정도로 작습니다. 바디도 목재가 아닌 그라파이트라는 탄소화합물로 만들어냈습니다.


헤드를 없애버리고 탄소화합물로 바디를 만든 기타...스테인버거

 

한때 자니윤쑈에서 송골매가 스테인버거 기타와 베이스를 사용했는데 그때 낙원에서 스테인버거가 없어서 정도였다고 합니다. 겁나게 비싼 기타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스테인버거를 사용하는 기타리스트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방송에서 봐도 스테인버거처럼 생긴 베이스를 쓰는 밴드들은 가끔 보았지만 스테인버거 기타를 쓰는 사람들은 정말 적이 없습니다. 너무 앞서 나갔던 탓일까요? 스테인버거는 결국 깁슨에 인수되었습니다.

 

진보적인 기타라면 파커기타도 합니다. 원래 미국에서 만들어 내던 기타인 같던데 현재 각종 미디 장비 전자음향 장비를 제작하는 일본의 로랜드가 오너로 되어 있는 브랜드이죠. 제가 외양은 스트라토케스터를 기본으로 한데 티비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한마리 문어가 연상되더군요. 스트라토케스터처럼 프론트/미들/리어에 픽업을 붙여 놓았습니다. 스트라토케스터의 개량형이 그렇듯 리어에는 험버커가 박혀있죠. 특이한건 브릿지에 피에조 픽업을 달아 놨고 부분적으로는 할로우 바디라고 합니다.

 

이걸로 무궁무진한 톤의 개척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ASEM 열렸던 평화 음악회를 보니 남아프리카에서 밴드가 파커기타를 쓰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통기타를 연주하는 방법 그대로 풀코드 잡아가며 리듬만 연주하더군여. 심지어 카포까지 달아가면서 말이죠. 소리는 통기타 소리가 났습니다. 티비에서 다른 공연을 보니 거기에서도 파커기타를 들고 나왔는데 펜더의 약간 빈듯한 소리가 그대로 나더군요. 진보적인 기타가 그렇듯이 파커기타 역시 엄청나게 비쌉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특이한 기타들 중에서 명품을 뽑으라면 퀸의 브라이언 메이가 사용했던 레드 스페셜을 들지 않을 없습니다. 브라이언 메이가 그의 아버지와 직접 만들었다고 하는 수공 기타이죠. 스케일은 깁슨보다 짧은 24인치 입니다. 바디의 모양은 깁슨의 SG 연상시키는 모양이지만 SG 나오기 전에 나온 기타이고 브라이언 메이의 말로는 전통적인 스페니쉬 기타에서 하이 플렛 연주를 위해 바디를 깎아낸 모양이라고 하네요.

 

Red Special

 

bridge 자체적으로 만든 것으로서 Up-Down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튜닝이 틀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하더군요. 픽업 시스템도 독특해서 브라이언 메이의 독특한 톤을 만들어 내는데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0년도 넘은 난로의 아프리카 마호가니를 뜯어내서 바디로 썼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죠. 정말 목재로 친다고 최고의 기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스페셜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이 합당한 기타인 같습니다. 브라이언 메이가 연주자가 아닌 기타 제작자로 나갔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는지 궁금해 지네요. 브라이언 메이는 여러가지 면에서 표준적인 기타 장비 대신 자신만의 장비들을 고집한 편입니다. 남들이 쓰는 플라스틱 피크 대신에 5펜스 주화를 피크로 대용했을 정도이지요. 엠프도 자작했을지는 모르겠는데 브라이언 메이의 엠프로 널리 알려진 것은 Vox 엠프입니다. 중음대를 강조하는 엠프로 알려져 있죠.

 

 

18.  Reissue 기타

 

레스폴과 스트라토케스터 이후에 나타났던 현대적인 기타들과 이들을 사용하는 뮤지션들을 통해 색깔을 알아보았습니다. 이들 기타들은 어느 특정한 성질을 강조하거나 깁슨과 펜더의 특징을 혼용함으로서 깁슨과 펜더와는 차별화를 띄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특정한 장점이 부각되었지만 그만큼 다른 단점도 생기게 되었죠. 대부분은 기타자체의 소리가 어느 정도 깎아 먹힌다는 것입니다. 깁슨과 펜더의 특징을 혼용하는 경우 이상하게도 섞어놔서 좋다는 반응보다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정쩡해서 싫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깁슨과 펜더의 아성이 대단하죠. 심지어 깁슨에서도 펜더 스타일의 기타를 만들었고 펜더도 깁슨 스타일의 기타를 만들어서 서로의 시장을 봤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합니다. 스테인버거처럼 아예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의 기타를 만들어 내는 경우 너무 진보적이라 그런지 뮤지션들에게 그리 호응을 많이 받지는 못하는 형편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많은 장르가 생겨나고 새로운 모델이 계속 등장했었지만 레스폴과 스트라토케스터는 솔리드 바디 기타의 표준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만큼 애초에 만들 만들어 놓은 명품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깁슨과 스트라토케스터의 아성을 증명하듯 빈티지 리이슈가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빈티지 기타라는건 깁슨과 펜더의 초창기 50-60년대에 만들어진 제품 중에서 특히 명품이라고 알려진 골동품 기타입니다. 당연히 빈티지 기타의 수는 제한되어 있는데 명품으로 인정받고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니깐 기타 업체에서는 당시 사양과 완전히 똑같이 기타를 만들어서 제품화 시켰는데 이것이 빈티지 리이슈 모델이죠.

 

펜더의 스트라토케스터는 57 리이슈와 62 리이슈가 유명하죠. 57 62 외견상 가장 차이는 메이플지판이냐 로즈우드지판이냐 입니다. 깁슨은 57,58,59 리이슈가 있고 골드탑 모델의 리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펜더만큼 리이슈에 많은 신경을 쓰는 같지는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스폴 시리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렇게 많이 변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레스폴 스탠다드는 공장에서 대량생산을 하다보니 제품의 편차가 많이 있는 편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것을 의식해서인지 수공으로 생산해내는 커스텀 제품을 따로 제공합니다. 커스텀이라고 하지만 주문자 생산 방식은 아니고 수공을 한다는 의미인 합니다. 대량생산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지요.

 

19.  맺음말

 

일렉기타의 역사를 따라가 보면서 전기기타가 가지는 독특한 성격에 대해 한번 적어 보았습니다. 처음에서 밝혔듯100% 공신력이 있다고 보증하기에는 꺼림직한 Fact 들이 글의 재료입니다. 하지만 일렉기타의 독특한 성격을 알아내는 전체적인 흐름면을 파악하는데 있어서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이 되는군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일렉기타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악기와는 개념이 전혀 다른 새로운 악기라는 것입니다. 자체로는 완전하지 못하고 다른 요소들과 결합되어야만 온전한 악기 구실을 있는 Package 형태에서만 의미 있는 악기라는 것이죠. 지금은 한발 나아가서 신디사이져 등장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컴퓨터를 악기로 받아 들인다 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개념의 변화가 이루어졌죠.

 

이러한 기술 악기의 발달과 더불어 음악 자체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양적관계를 따지던 음악에서 개별적인 소리 자체에 주목하는, 질적인 측면을 따지는 음악으로 변화하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Rap 음악도 음악인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이 자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이러한 변화의 시발점에는 일렉기타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일렉기타는 기존 악기 개념과 새로운 악기 개념의 중간에 있는 Hybrid 성격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 기인한 풍부한 표현력이 일렉기타의 매력이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음악에서 벌어졌던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에서도 고스란히 벌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목도 하고 있습니다. 세상 만사와 상관 없는 절대적이고 순수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강하게 느껴지는군요. 天地不仁이라는 노자의 구절처럼 세상의 변화는 어떻게 보면 가치 중립적이고 필연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어떤 음악과 어떠한 악기들이 새롭게 나올지 흥미롭습니다. 앞으로 계속 지켜 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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