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명진 스님이 입적하셨구나. ( 봉은사 주지 지낸 명진 스님 입적 )
제주도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서 입적했다고 한다. 내가 아는 프리다이빙이라는 건 아쿠아렁 (공기통) 없이 맨몸으로 얼마나 깊이 들어가는지 기록을 다투는 위험한 스포츠이며 전문적인 프리다이버는 수심 100미터 정도를 잠수한다. 언론에서는 프리다이빙이라고 하지만 70이 넘은 명진 스님이 이런 프리다이빙을 했을 것 같지는 않고 스킨다이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다이빙이라는 단어에서 명진 스님이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다가 사망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볼 때 명진 스님은 수경 쓰고 오리발 신고 스노클 물고 자맥질 하는 스킨 다이빙을 했던 듯 하다. 스쿠버 다이빙이나 프리 다이빙에 비하면 위험도가 Zero에 가깝지만 물이라는 환경은 기본적으로 위험하기에 아차 싶으면 사고는 충분히 벌어진다. 그래서 단독이 아닌 팀으로 활동하며 상호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데 해병대 출신의 명진 스님은 물에 자신이 있었던지 혼자 하다가 사고를 당한 모양이다.
명진스님에게 고승이나 큰 스님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통 보수적인 시선에서는 "땡중"이라 할 수도 있을 듯 싶다. 바다에서 자맥질 하다가 입적한 것도 스님스러운 마지막은 아니다. 하지만 현대 한국 불교 역사상 명진 스님 같은 싸움꾼 케릭터는 없었다. 현실정치와 노동운동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가담한 조계종 승려가 있었던가? 보수 우익 진영에서는 그를 빨갱이 좌파 땡중이라 부를 만 했을 것이다.
명진은 물에서 입적했고 대척점에 서 있었던 자승은 불에서 입적했다. 우연치고는 묘한 대비네.
PS : 노승들의 입적 시 경제적 환경을 보면 대한민국의 불교가 왜 기성 권력에 고개를 쳐들고 반항한 역사가 없었는지 알 수 있게 되고 자승의 행적을 그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와 동시에 명진의 케릭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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