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솔리드 바디 일렉기타의 성공 이유

 

발명한지 얼마 안되어서 전기기타가 현대 대중 음악에서 없어서는 존재가 되어 버린 이유는 생각에는 솔리드 바디의 전기기타가 시대의 흐름에 알맞은 적합한 악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클래식/어쿠스틱 기타는 물론이고  기존의 어떠한 악기도 가지지 못한 특징을 솔리드 바디가 제공한다는 의미이지요.

 

대체 솔리드 바디 기타가 기존의 기타 다른 악기에 비해 어떠한 점이 다른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런 저런 정보들을 보고 제가 생각했던 것들을 한번 적어보기로 하지요.

 

 

10.1 서스테인

 

악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솔리드 바디의 서스테인이 전통적인 기타보다 깁니다. 서스테인이란 줄의 울림이 얼마나 유지되느냐 하는 것인죠. 한번 기타 줄을 튕기면 소리가 얼마나 지속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기타보다 솔리드 바디가 서스테인이 좋은 이유는 고딩때 배운 물리학 지식 정도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줄을 벽에 묶어 놓고 흔들면 줄에 진행파가 생기게 됩니다. 이때 벽은 무한대의 질량을 갖고 있다고 보고 각종 문제를 풀게 되죠. 벽의 무게가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줄의 진행파를 벽이 영향을 받아서 벽에서 반사파가 발생됩니다.

 

줄의 진행파가 벽에 반사되고 반사파로 줄의 진행파가 죽는거죠. 전통적인 기타에 비해 솔리드 기타는 얇지만 훨씬 무겁기 때문에 줄의 서스테인을 그만큼 길게 유지시킬 있는 것입니다. 레스폴은 이에 대한 실험을 하여 Gibson 솔리드 바디의 기타를 제작할 것을 권유하기도 하였죠.

 

저가형 기타에는 합판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장의 나무를 덧대어 놓은 합판은 결국 여러 매질이 존재하는 것이므로 나무의 경계면에서 파장이 반사되어 현의 진동을 상쇄시킵니다. 결국 서스테인이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지요. 쓸만하다고 평가되는 대부분의 기타가 기본적으로 원목인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서스테인만 생각하면 무거운 나무를 선택해서 기타 전체를 하나의 원목으로 만드는 것이 이상적일 생각되지만 이런 식으로 만드는 기타는 거의 없습니다. 우선 기타를 통째로 만들 정도의 원목을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재질의 나무로 만든다고 해도 2피스나 3피스로 기타 바디를 구성하며  피스수가 많을수록 저급으로 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음색이나 외관을 좋게 하기 위해 일부러 나무들을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깁슨이 마호가니 바디를 채택했지만 소리가 뭉게지는 느낌을 피하기 위해 메이플을 위해 얹은 것이 대표적인 예이죠.

 

 

10.2 내구성

 

하나의 장점은 일반기타보다 훨씬 튼튼하다는 것입니다. 바이올린이나 첼로는 수백년전에 만들어진 여러 명품들이 아직도 연주되고 있지만 클래식 기타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없습니다. 현대 클래식 기타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고 있는 토레오는 기존의 악기에 비해 바디로 훨씬 크게 키웠으면서도 바디는 얇게 만들어 냈습니다. 게다가 5현이던 것을 6현으로 추가해 놓았죠. 결국 줄의 장력이 그만큼 증대 됩니다. 클래식 기타의 장력은 왠만한 어른의 몸무게인 60Kg이라 하더군요.

 

커졌지만 얇아진 몸체에 더욱 강해진 장력이 작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타의 수명이 길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길어봐야 50-60 정도라고 하더군요. 솔리드 바디는 무거워지긴 했지만 그만큼 튼튼하지요. 그리고 줄의 장력도 기존의 기타에 비해서는 상당히 약한 편입니다. 아직 솔리드 기타가 발명된 얼마 되지 않아서 최고령에 속한다는 빈티지 기타라도 만들어진지는 기껏 40-50 밖에 되지 않습니다만 아직도 고가에 거래되고 있으며 각종 음악 연주에 현역으로 쓰이는 것을 보면 그만큼 수명이 길다는 증거입니다. 스팅이 펜더 베이스를 연주하는 것을 보니 하도 오래 되어서 도장의 1/3 거의 벗겨진 상태인데도 멋진 소리가 잘만 나더군요.

 

 

10.3 대량생산성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만들기가 쉽습니다. 나무의 건조 문제가 까다롭긴 하지만 나무로 악기를 만든다면 그런 문제는 항상 기본으로 있는 문제이며 가공 방법에서는 전통적인 클래식 기타처럼 나무를 자르고 붙이는 과정 없이 그저 나무를 모양대로 잘라 내고 픽업만 장착하면 되니까 기존의 기타에 비해 만들기가 매우 쉽고 가격도 당연히 가격에 나오게 됩니다. 펜더 기타의 모양새를 생각해 보면 솔리드 기타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주인공인 레오 펜더의 별명이 솔리드기타의 헨리포드라는 것은 정말 들어맞는 말이 아닐 없습닌다. 텔레케스터가 처음 나왔을 Gibson에서는 이렇게 기타를 만들면 개나 소나 만들겠다며 한탄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렉기타는 악기라는 개념과 더불어 상품이라는 개념이 공존하는 물건입니다. 레오 펜더는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물건을 최초로 만들어낸 개척자인 셈이죠.

 

어떻게 보면 제작방식이나 밝은 소리등으로 미루어 펜더 기타는 굉장히 미국적인 악기인 합니다. 미국의 밝고 명랑한 느낌의 음악을 하는 사람들 중에 펜더기타를 사용하는 것이 많은 것이 우연은 아닌 셈이죠. 물론 현재 명품 취급을 받는 솔리드 기타의 가격은 상당히 높습니다. 하지만 그건 수요와 공급의 상관관계에 의한 가격 결정일 원가를 따져보면 얼마하지 않을 겁니다. 브로드케스터의 바로 제품이 펜더엠프의 악세서리로 끼워져 팔려진 것을 생각해 보면 원가가 상당히 낮을 꺼라는 짐작이 들죠. 고가의 기타도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원가는 굉장히 낮다고 합니다.

 

 

10.4 경제성

 

뮤지션들에게도 엠프와 픽업이 장착된 일렉기타는 경제적인 장점을 제공합니다. 미국에서 한때 빅밴드라고 해서 오케스트라 구성으로 재즈 대중 음악을 연주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클래식의 오케스트라를 그대로 따라 거라고 있겠지요. 마치 우리나라에서 국악을 오케스트라처럼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인력과 장비를 소요하는 오케스트라의 운영에는 돈이 많이 들고 빅밴드는 미국이 대공황을 맞으면서 아작 버립니다. 이후 소규모 클럽에서의 연주가 성행하고 전기기타가 등장하면서 이상 음량 때문에 같은 악기를 여러명이 동시에 연주하는 형태는 대중음악에서 찾아 없게 되어 버립니다.

 

아무리 엠프와 전기기타가 비싸다고 한들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보다는 돈이 들죠. 락의 초기에는 주로 없는 젊은이들이 음악을 하려고 했으니 최소한의 인원과 비용으로 음악을 했어야 했을 겁니다. 현재의 언더 인디밴드들도 일렉기타가 가지는 경제적 장점이 아니면 존재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10.5 소리의 다양성

 

연주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기존의 기타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소리들을 개척할 있습니다. 가령 스트라토케스터에서 장착된 싱크로나이즈드 트레몰로 브릿지는 줄을 붙들고 있는 브릿지 자체를 움직이게 있습니다. 이런 하드웨어의 변화로 나온 것이 아밍이라는 연주 기법이지요. 볼륨 주법이라고 해서 기타로 바이올린 소리 내듯이 피킹의 어택감이 없는 부드러운 소리로 시작해서 점점 커지는 듯한 느낌의 연주도 수도 있습니다.

 

이건 기타 하드웨어 자체가 변화되고 개량된 것에 따른 새로운 연주 기법이지만 근본적으로 솔리드 기타의 개념 자체가 새로운 소리들을 수용하기 적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기타 자체의 소리를 증폭한다는 개념에 한정되었던 기존의 기타 개념에 비해 솔리드 기타는 기타 자체의 소리외에 다른 요소들이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레오펜더가 제시했던 통합적인 패키지 형태의 악기이다 보니 기타 외에 엠프 또는 여러가지 방식의 전자 음향 장비들을 기타와 병행하여 사용함으로써 기존에 없던 여러 소리들을 만들어 있게 것입니다.

 

기타 소리의 대명사라고 있는 오버드라이브 사운드 역시 기타가 내는 소리가 아닌 엠프의 왜곡에서 내는 소리이지요. 또한 단순한 양적인 변화가 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피킹 하모닉스나 태핑 그리고 피드백 같은 연주기법들은 앰프가 소리를 증폭해 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연주들이죠. 이러한 전기기타의 장점을 가장 활용하여 여러 소리를 개척해 나갔던 연주자가 지미 핸드릭스입니다.

 

근래에는 전자기술과 음향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소리를 바꿔주는 여러 이펙터들이 등장하게 되고 원래 통합적인 패키지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던 솔리드 바디 일렉기타는 그런 이펙터들을 쉽게 수용하면서 정말 다양한 소리들을 주고 있습니다. 상호 교류와 새로운 시도가 미국 음악을 발전시킨 것을 감안하면 다양한 소리를 내기에 용이한 개념을 가진 전기기타는 당연한 선택이 아니였을까요? 따라서 기타리스트를 평가할 손가락 실력외에 톤을 잡는 능력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여담으로 솔리드 일렉 기타가 사실 통합적 패키지라는 개념을 깨닫게 되면 기타도 중요하지만 엠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실제 관중들에게 소리를 내는 것은 엠프이므로 프로뮤지션들에게는 기타보다 엠프가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너바나의 커트코베인이 썼던 기타로 유명해진 펜더 머스탱은 원래 고가 기타가 아니였다고 합니다. 펜더에서는 실패작으로 생각한 그렇고 그런 기타였죠. 사실 코트커베인의 기타는 비싼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펜더에서 그의 시그네춰 모델을 만들 코트커베인이 자신의 시그네춰는 비싸면 된다고 고집을 피웠다는 사실은 그의 기타에 대한 취향을 있게 하는 부분이죠. 제대로 튜닝을 없는 싸구려 기타를 들고 나와 공연을 적도 있다고 합니다. 기타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 그였지만 엠프만큼은 고가 엠프의 대명사인 메사부기를 소장했습니다. 물론 코베인은 비싼 엠프를 가지고 있었지만 관리는 엉망으로 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그만큼 엠프가 톤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있는 사실이죠.

 

기존과 다른 새로운 소리를 있다는 것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음악을 있다는 것이고 가격이 싸다는 것은 그만큼 자본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이지요. 이러한 장점은 시대 상황에 맞물려 돌아가면서 솔리드 바디의 전자기타가 가장 유력한 악기로 오르게 되는 원동력으로 합니다. 그렇다면 시대 상황이라는 것이 대체 어떤 것일까요?

 

 

10.6 변혁적인 시대 배경

 

시대적인 배경이라는 것은 미국 사회의 급격한 산업화일 겁니다. 서부영화를 보면 일반적인 개척민들의 직업은 농부나 금을 캐는 광부들이였습니다. 국은 예전에는 농업국이였습니다. 지금의 호주도 이와 별로 다를바 없죠. 물론 미국땅이 워낙 넓어서 지역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다른 유럽 열강에 비해 산업화가 늦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했던 것은 누구도 부인 겁니다. 그만큼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사회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성립되고 신구의 갈등이 없을 없죠. 젊은이들은 기존에 없었던 것에 강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나 봅니다. 특히 청교도적인 기존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에는 더욱 그러했던 모양이구요. 이러한 시대 배경에서 일종의 문화 운동이라 있는 것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히피입니다.

 

솔리드 기타는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기존에는 결코 들을 없었던 음악들을 표현할 있는 수단을 제공했으며 젊은이들은 여기에 열광하게 되었죠. 히피의 문화 운동은 음악적인 측면에서 음악을 선택했고 락은 솔리드 바디의 일렉기타가 가지는 여러 표현력을 극대화 시킴으로써 강렬한 음악으로 발전해 나갑니다. 천년을 맞이하여 돌이켜 생각해 보면 현재 히피라는 일종의 문화운동은 세월이 흘러가면서 퇴색되어 갔지만 그때 이룩해 놓은 새로운 음악의 틀은 현재도 유효한 합니다. 마치 바하와 베토벤에 의해 사실상 완성되었던 클래식 음악이 현재까지도 근본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문화 운동적인 측면 외에 솔리드 기타는 상업적인 틀에 들어 맞습니다. 상업화를 하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접해야, 많이 팔려야 수지 맞는 장사를 있을 겁니다. 자연히 음량이 전기기타가 필요하게 되지 않을까요? 오케스트라처럼 여러명이 개떼처럼 모여서 한답시고 엄청난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가장 기본적인 인원만 있어도 엄청난 소리를 약갼의 고가 장비와 전기료만 내면 수천명이 모인 야외무대에서도 한량없이 소리를 있는데 누가 마다 하겠습니까. 결국 미국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있었던 문화적인 측면과 상업성과 음악이 결합되는 현대 대중음악의 탄생과정에서 전자기타는 도저히 거스를 없는 선택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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