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평생 배워야 할 것은 유치원 때에 다 배웠다는 그런 책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원에 다닐 때 머리 끙끙 싸고 공부 할 때가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에 배운 나눗셈이 새롭게 보인 적이 있다.
여태껏 나눗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는게...
황당한 느낌 반, 알아서 기쁜 맘 반이였다.
나눗셈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면서...
동시에 숫자 1에 대한 느낌도 달라졌다.
1을 왜 "완전한 수"라 하는지 알 듯도 했다.
그리스 시대 수학자들이 왜 철학자 취급을 받는지 좀 알 듯 했다.
서양음악에서 바하가 알파이자 오메가이듯...
숫자의 세계에서 1은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1은 곧 기준을 뜻한다.
어떠한 것을 기준으로 삼든...
임의의 기준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은 1이다.
나머지 숫자들은 그 기준에 대한 해석에 불과하다.
모두 숫자는 1의 변형에 불과하다.
기준이 존재해야 1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다른 수들이 존재한다.
분수에서 분모는 기준을 의미한다.
즉 세상을 보는 기준이 분모다.
0으로 나누기를 한다는 것인 넌센스인 것은...
기준 없이 세상을 해석한다는 것이 넌센스이기 때문이다.
즉 기준이 없으므로 1이 성립할 수 없고 숫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알쏭달쏭하기는 해도 0 나누기 0이 불능인 것은 이런 이유다.
황당하기는 해도 무한대 나눗셈이 최소한 불능이 아닌 것 또한 마찬가지.
세상 전체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것이지 기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
결코 같은 기준으로 작성된 숫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저 숫자라는 이유만으로 연산을 하는 경우가 있다.
1에 대한 엄밀한 검토 없이 복잡한 숫자 놀음만으로 하는 계산은...
왠만하면 믿지 않은 것이 좋다.
속아 넘어가기 딱 좋기 때문이다.
공학에서는 그런 속임수나 실수를 막기 위해...
1을 등장시킨 기준을 명시적으로 나타낸다.
그게 "단위"다. 1에 대한 부연 설명인 셈이다.
숫자와 나눗셈은 초등학교 때 배우는 것이지만...
아니, 요즘은 취학 전에 다 떼고 학교를 가더라만...
초딩 애들이 내가 느낀 1의 의미를 느낄 수 있을까?
이런 느낌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다.
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들...
학교 교육에서 아쉬운 것은 이런 것들이다.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고민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것.
자신의 머리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머리로 남이 했던 생각을 재현할 뿐이다.
결국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것일 뿐이다.
자신의 언어로 이를 표현 할 수 없다.
그냥 가짜일 뿐이다.
아직 미취학인 딸아이 공부하는 것 보면...
내가 요즘 태어 났다면 거의 지진아 취급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아이들이 이렇게만 배워 나간다면 다들 천재 될 것 같은데...
그럼에도 학력저하 타령 하는 것 보면...
결국 다 가짜를 배워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가슴으로 느끼는...자신의 언어로 표현 할 수 있는...
그런 진짜 공부는 학습지나 과외로 해결되지는 않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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