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배우들의 연기나 이야기는 결코 나쁘지 않았는데 잘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다른 드라마도 다하는 PPL이지만 그래도 왠지 눈에 거슬리고...
원래는 없었던 배역이 갑자기 툭 튀어 나오지 않나...
막판 끝내야 할 때가 되니까 그냥 황급하게 끝내 버리는 느낌...
날아가는 화살의 완성은 자신을 쏜 사수를 온전히 보는 것...
정이현이란 화살은 살아가면서 자신을 다시 쏘았고...
다시 쏘아진 정이현은 자신를 쏜 궁수, 즉 자기 자신을 온전히 대면하고 완성되어야 했다.
그렇게 결말이 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였는데...
그 놈의 가족애, 특히 부성애를 어떻게든 앞세우려다 보니...
주인공은 정이현이 아니라 홍경두가 되어 버렸다.
위기에 빠진 정이현을 구해낸 것은...
주인공인 정이현 그 자신이 아니라...
그녀의 아버지인 최국, 그리고 주인공 딸의 아버지인 홍경두...
최국과 홍경도는 장인/사위 관계이지만...
내 눈에는 드라마 내에서 서로 거울로 상대를 비춘 듯한 동일인으로 읽힌다.
최국은 천재적인 머리를 지내고 있으나 신체능력 및 일상생활은 거의 바보 수준이고...
홍경두 역시 순박하기는 하나 뿐 세상 물정 몰라 매번 사기나 당하는 칠푼이 수준의 무능력자...
그러나 그 둘은 딸을 둔 아버지이고...
딸에 관련한 일에서는 엄청난 능력들을 발휘한다.
딸을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마다하지 많으며...
심지어 죽음과 대치할 정도의 용기를 내기까찌 한다.
마지막 회차에서,
홍경두의 대사를 통해 작가가 말한대로...
아무 것도 아닌 홍경두는 누군가의 남편/아빠가 되면서...
그야말로 대단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내공 만빵의 돌직구 멘트를 날려 하버드 나온 정이현을 멘붕으로 몰아 넣고...
밥 먹으라고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정이현을 밥도 못 챙겨 먹는 어린아이로 만들어 버렸다.
게다가 임시 주총에서 대기업의 회장을 갈아 치우는 지분 행사를 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본부장을 "고구마" 운운해 가며 구해내면서 결정적 능력을 발휘한다.
주인공인 정이현은...
두 아버지가 속닥속닥 일을 꾸미고 있을 때...
아무 것도 모르고 혼자 신경질만 내며 두 아버지 염장만 지르더니...
막판에는 그냥 아무 것도 못한 채 검찰 가서 자수한 게 전부...
이 얼마나 무기력한 주인공인가...
이쁘고 게다가 천재급으로 똑똑하기까지 한데...
그게 전부 소용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이럴꺼면 차라리 홍경두가 화살이 되는 드라마로 만들지 뭐하려 정이현을 화살로 삼았나...
작가 양반이 마초적인 경향이 있나?
아쉽다...아쉬운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뱀발 : 예전 핑클 시절 성유리가 이쁘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정이현으로 분한 그녀를 보니 정말 이쁘긴 하다. 이쁜 건 인정.
연기는 잘 모르지만 이제 발 연기 수준은 아닌 듯...
그런데...여자로서의 매력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
장희빈으로 분한 김태희를 보면서도 같은 생각이 든다.
골짜기가 깊어야 산도 높다는데...
매력이 높으려면 그와 상반되게 낮아야 하는 것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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