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소에 하던 개인적인 생각을 문득 글로 옮겨 놓아 봤다. 지금 현재에는 그냥 망상일 뿐인데 이 망상이 진짜라는 것이 규명된다면 노벨상 정도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수준을 새로운 수준으로 도약 시킬 수 있다....(흠....진짜 망상이긴 하구나)
유리스는 영어로는 Rational Number이다. 굳이 직역하자면 "이성적인 수"가 된다. 이걸 한자로 번역해 놓은 것이 有理數이며 직역하자면 "이치가 있는 수"라는 뜻이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Rational의 의미는 "이성적인"이라는 뜻이라기 보다는 "비율적인" 뜻이 더 강하다. 영어로 Ratio는 비율이므로 이의 형용사인 Rational은 "비율적인"이라는 뜻이 담긴다. Rational이 "이성적인" 뜻으로 쓰인다는 것은 서구에서 이성적인 사고는 비율적인 사고임을 뜻한다. 즉 1을 투입해서 10이 튀어 나온다면 10을 투입하면 100이 튀어 나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이성적이라는 것이다. "이성적인"이라는 것은 선형적인 사고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암튼 Rational의 뜻을 "비율적인" 것으로 생각한다면 유리수는 "비율적인 수"라는 의미가 된다. "비율적인 수"라는 것이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분수가 바로 이런 숫자이다. 분수 형태로 나타내는 숫자 중에서도 분자와 분모가 모두 정수인 숫자를 유리수라고 한다. 즉 유리수는 정수 비를 의미하는 숫자이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세상은 숫자로 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정수가 완벽한 숫자라고 믿었다고 한다. 현 시점에서는 이게 무슨 개소리라고 하겠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그 사람들이 그렇게 믿었던 이유가 있음직 하다.
이 세상이 절대로 쪼개어지지 않는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양은 정수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 쪼개어지지 않는다는 전제가 붙었으므로 최소 단위를 1로 생각했을 때 이것이 3.32개로 뭉친다든가 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구의 기본 단위는 1명이고 1명을 쪼갤 수는 없는 것이므로 특정 시점의 전 세계 인구는 정수가 될 수 밖에 없다. (식물인간은 0.5명으로 쳐야하는 것 아니냐는 초딩스런 반박은 반사) 뉴스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사망자가 3.5248명 이라고 했다면 이 뉴스는 팩트 체크를 할 필요도 없는 넌센스고 무조건 오보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정수를 신봉했다는 것은, 그들이 이 세상은 쪼개어지지 않는 단일한 그 무엇으로 이루졌다는 믿음을 가진 일원론적 태도를 가졌다는 것을 암시한다. 쪼개지지 않는 세상의 근원 요소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걸 1이라는 숫자로 추상화 하고 이 세상을 1이 모인 집합으로 생각한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정수로 표현될 수 밖에 없다. 유리수는 단일한 그 무엇이 모인 집합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숫자가 된다. 가령 미국 인구는 대한민국의 인구보다 몇 배가 크냐는 것을 나타내는 숫자는 (미국인구)/(대한민국인구) 가 되고 결국 정수와 정수를 나누는 것이 된다.
쪼개어지지 않는 단위를 1로 추상화 하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정수 (또는 정수비)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면 그 동안 인간이 알 수 없었던 신의 비밀에 접근했다는 희열이 들 수 밖에 없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특정 숫자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며 종교화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렇게 믿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정수의 비율로 나타낼 수 없는 무리수의 존재는 그들의 신념을 뿌리째 부정하는 증거가 된다. 무리수의 존재는 세상은 쪼개지지 않는 1의 집합으로 구성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세상은 더 이상 분리할 수 없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진실이라면 질량은 정수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질량을 나타내는 수식에 무리수가 들어간다면 원자론은 꽤 의심스러운 것이 된다. 양성자,중성자,전자의 질량을 무리수로 표현한 것을 아직 본 적은 없으므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질량은 정수로, 아니면 정수의 비율인 유리수로, 표현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거의 증명 불가능한 문제겠지만 우주의 전체 질량을 구하는 공식에서 pi나 e 등의 무리수가 등장하는 사건이 발생한다면 이건 세상이 뒤집어질 일이 된다. (나만 뒤집어지려나?) 복잡한 물리이론이나 수학이론 따위를 몰라도 이게 큰 사건이 될 것이란 건 너무 명약관화 하다. 피타고라스 학파가 무리수를 발견한 것과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는 것이다.
방사능 붕괴로 질량이 감소하는 경우 질량을 나타내는 수식에는 자연대수 e(이건 무리수 중에서도 초월수이다)가 들어간다. 세상이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심각한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리처드 파인만은 모든 과학 지식이 다 파괴되고 다음 세대에 가장 많은 정보를 담은 짦은 문장 하나만을 남길 수 있다면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말을 남기겠다고 했지만 과연 그래야 하는 것일까? 라부아지애의 열소설(열이 입자라는 이론)이 오랜 기간 지지를 받은 것이 이해가 된다. 세상은 입자로 구성되었다는 믿음은 거의 (학습된) 본능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도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 탓인지 세상은 입자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을 입자와 입자들 간의 상화 작용에 의한 것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했는데 입자라는 것이 사실은 어떤 알 수 없는 작용에 의한 결과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마찬가지로 공간과 시간도 그냥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물리량이 아닌 어떤 작용에 의한 결과에 불과한 것이라면 미친 세상이 될 것이다. 세상이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과 피타고라스 학파가 정수를 완전한 수라고 믿는 것은 맥락이 같아 보인다. 과연 세상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는 것인가?
"있다"는 것은 입자가 존재한다는 것과 동치인건가? 상호 작용이라는 건 입자가 존재해야 성립하는 건가? 대체 "있다"라는 것이 뭐지? 시간과 공간은 감지할 수 있으니 존재한다고는 하는데 그게 입자가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 . . 망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가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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