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한 한국의 대응을 평가하는 서구의 시각을 잘 짚은 기사이다.

 

news.v.daum.net/v/20200602121749874

 

"중국은 방역을 일종의 체제 경쟁으로 받아들였다. 재난 상황에서는 유약한 민주주의보다 단호하고 유능한 권위주의가 더 낫다고 보여주려 했다"

 

"서방 언론은 중국의 주장에 대한 반례로 한국을 내세웠다. 한국은 개방성과 투명성을 무기로 방역에 성공한 모델 국가였다."

 

"이후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을 휩쓸기 시작한다. 이제 미묘한 문제가 생긴다"

 

"한국이 민주적 개방성과 투명성 덕분에 성공했다는 해석을 고수하면, 미국과 유럽이 그에 못 미친다는 뜻이 된다 "

 

"이때부터 한국의 방역 성공을 ‘감시국가’ ‘통제사회’ ‘동아시아적 집단주의’ 등으로 설명하는 시도가 일각에서 등장한다"

 

"한국을 중국의 라이벌 모델이 아니라, 큰 틀에서 ‘중국 모델’로 묶어 설명하는 담론이 등장한다. 권위주의, 집단주의, 개인 자유를 침해하는 강한 정부 등이 핵심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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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이러한 서구의 지적질에 대해 "한국 모델은 중국 모델의 반대편에 있나, 중국 모델의 옆에 있나?"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하고자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다루고 있는데 질문 자체가 틀린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우리의 모델은 중국의 강력한 중앙집권형 권의주의도 아니고 서구의 개인중시형 자유주의도 아니었다.

 

기사는 "민주적 시민성"이라는 다소 새로운 단어로 우리의 모델을 설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게 뭐라고 불리든 현재까지는 성공적으로 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었던 무형적인 사회적 자산이 유교적 전통에 있음은 너무 뻔하지 않은가? 조선 시대의 신분제 사회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였던 탓에 유교는 부정적 평가를 많이 받았지만,  논어에서 공자가 말했다던 이 한 구절이 우리 사회에서 공기처럼 당연한 것임은 부정할 수 없다.

 

己所不欲勿施於人 (기소불욕물시어인)

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

 

기사에서 소개된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 우리들의 성향을 한 마디로 설명하라면 나는 위 문구를 고를 것이다. 중국과 서구의 상황을 보고 있으면 당연하게 느껴지는 저 사회적 규칙이 동작하지 않음이 느껴진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는 공자와는 아무 상관 없는 속 좁은 개소리가 잘 먹히는 현재의 중국은 유교적 자산과는 거리가 멀다. 18세기에 와서야 그것도 당시 서구의 변방인 프로이센의 칸트가 저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을 보면 서구사회도 이런 당연한 사회적 규칙과 거리가 멀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주제에 누가 누구를 평가질 하겠다는 건지.

서방의 지식인들이라 불리는 인간들 중 생각보다 웃기는 넘들이 있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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