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이 스포일 가득, 아직 안 보신 분들은 눈을 떼시길...
그리고 역시 그렇듯이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케이블 TV 돌리다가 보게 된 영화.
사전에 내가 안 것이라고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온다는 것 뿐.

내 기억에 캐서방의 출연작들은 대부분 머리를 비우고 편안하게 보면 되는 편이였다.
그가 나온 영화이니 뻔하고 뻔한 그렇고 그런 내용이겠거니 하면서...
아쉬운 연휴 마지막 날에 그냥 보다가 편하게 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보고 나니 굉장히 불편한 영화.
어떤 형태의 영웅도 등장하지 않으며...
결국 지구의 생명체가 종말을 맞이하는 결말에 벙쪘다.

이성적인 존과 감성적인 다이아나...
그 둘은 서로 대척점에 서 있는 입장이였으나...
내 눈에는 그들 모두 절절하고 가슴 먹먹하다.

다이아나가 눈 앞에서 아이들을 잃고 다급히 쫓아가다 사고를 당하는 장면...
그리고 존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아들을 보낸 후 통곡하는 장면...
엔딩의 불지옥도 인상적이였지만 위의 두 장면이 내 눈에는 가장 인상적이였던 듯

하지만 주인공의 무기력한 모습 보자고 돈을 내기는 싫었을 듯.
아마도 흥행은 쪽박을 차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런 대본에 돈을 투자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강심장인 듯...
외계인 찬양 단체에서 홍보용으로 예산을 책정해 주기라도 한건가.

이 영화는 장르가 좀 애매한데 의외로 은근히 진지하게 무서운 구석이 있다.
나름대로 보고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포인트는 꽤 있는데...
이것도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꽤 갈릴 듯 하다.
 

사족 1:
불지옥에서 지구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다 멸종된 것으로 묘사되지만...
해가 닿지 않은 북극 또는 남극 지방에서 살아 남은 인간들이 있지 않았을까?
운 좋게 태양풍이 12시간 내에 끝났다면 일부 지역의 생명들은 살아 남았을 것이다.
그리고 일단 살아 남았다면 불구덩이 속에서도 어떻게 하든 또 살아 나갔을 것이다.

사족 2:
외계인에게 선택되어 우주선에 올라 탈 때부터 아이들은 다른 존재처럼 보였다.
별천지에 도착할 때에도 역시 마찬가지. 어딘지 기계 같다.
그 새로운 시작의 모습이 희망적이라기 보다 어딘지 가짜 같은 느낌...

사족 3:
온 세상이 불지옥으로 변하는 장면과 별천지의 이그라드실 느낌의 나무를 보니...
이 영화를 만든 이가 북유럽 신화의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 북유럽 신화의 이미지도 꽤 있는 듯...
"맥스 페인"의 에시르 제약, 라그나뢰크 클럽, 발키리 등은 작명은...
너무 노골적이라 웃기기까지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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