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비에서 2022년 하반기에 구매한 물건이다.

 

어느 날 갑자기 빨간색 스트라토케스터를 미치도록 가지고 싶어졌다. 사양이고 뭐고 그냥 바디가 빨강색이기만 하면 되었다. 대중매체에서 빨강색 스트라토케스터가 많이 등장하지만 이리저리 알아보니 의외로 물건이 없다. 그런데 어느날 버즈비에서 신품으로 나온 Vintage2 61 중에서 빨간 색상이 있는 것을 보고는 충동구매하듯 그냥 질렀다.

게리무어가 Greeny 레스폴을 쓰기 전에 사용했던 펜더 스트라토케스터 '61을 복각하여 다시 만들어낸 모델이다. 잘 팔리던 57/62 리이슈 모델을 접고 50/60 Original 모델을 내 놓았던 것에 시장 반응이 그리 썩 좋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냥 57/62 리이슈 다시 만들면 될 것을 뭔 사정이 있는지 57/61 리이슈를 내놓고는 이걸 Vintage2라고 이름 붙여서 출시했다.

나에게는 빨강색이기만 하면 사양이 뭐든 상관 없었다. 거기에 대해 빈티지 기타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고 로즈우드 지판의 스트라토케스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평소 있던터라 가격 수준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내가 원하던 기타긴 했다. 밍기적거리다가 시간 지나면 Mule을 전전할 것이 뻔하다는 생각에 그냥 눈감고 질러 버렸다.

피에스타 레드 색상의 Vintage2 61 스트라토케스터를 받아 보고 눈으로 직접 보니 색상은 강렬한 느낌과는 꽤 거리가 있다. 분홍과 빨강의 중간쯤 된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약간 파스텔 톤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할까. 애매하긴 한데 암튼 RED 색상인 건 분명하다. 호불호가 나뉠 색상이긴 한데 적어도 질릴 색상은 아니다. 이걸로 빨강 기타에 대한 욕구는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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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사항이 해결 되었으니 나머지는 천천히 알아가 보면 될 일이었다. 이것 저것 만져보니 인토네이션 잘 맞고 이렇다 할 불량은 없다. 그렇게 몇 시간 쳐 보니 손가락 끝이 너무 아프다. 설마 하고 살펴 보니 010 게이지로 줄이 달렸다. 1961년 펜더가 이걸 내 놓았을 때 010 게이지를 달았을리가 없잖아.

 

게리무어 트리뷰트 모델도 아닌데 왜 010으로 초기 세팅을 했는지 모르겠다. 주문 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내가 못 봤나? 이왕 이렇게 된거 적응해 보자며 몇 일을 잡고 쳐 봤다. 하지만 계속 쳤다가는 손가락이나 손목 관절에 무리가 오겠다 싶었다. 결국 샵에 가서 몇 만원 주고 009로 세팅을 맞췄다.

초기 세팅이 010이라는 것 외에 기타 자체로는 그다지 흠 잡을 것이 없었지만 신품의 락카 냄새는 너무 싫다. 미나리 느낌의 향이 나는데 미나리는 맛있는 향이지만 락카 향(?)은 나에게 수산화(OH-) 이온과 멀미를 연상시키는 역겨운 냄새였다. 구매 후 1년이 지났지만 코를 바디에 붙이면 지금도 락카 냄새가 살짝 난다. 거의 열지 않았던 트위드 하드케이스는 여전히 강력한 락카 냄새를 뿜어 내고 있다.

 

하드케이스의 기타 수납 공간은 기타와 매우 정밀하게 일치한다. 즉 기타의 크기나 길이가 조금만 안 맞아도 하드케이스에 안 들어간다. 유격이 거의 없어서 하드케이스에서 기타가 덜컹 거릴 일은 없겠구나 싶다. 하드케이스와 기타의 치수가 정확히 들어 맞는 걸 보면 양산 제조 공정의 품질관리에 꽤 많은 공을 들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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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머신이 작고 미니멀 하다. 덩달아서 헤드도 왜소하고 밋밋하다. 어딘지 휑하고 허전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내 눈에는 지금까지 경험해 본 기타들 중에서 이 녀석의 헤드가 제일 이쁘다. 빈티지 헤드 머신은 줄을 걸 때 먼저 줄을 끊고 감아야 하기에 낙장불입의 위험이 있지만 예쁜 것으로 충분히 감수할 만 하다. 그리고 소리에도 분명 영향이 있을 듯 하다.

넥은 큼직한 타원의 나이테가 보이는 플랫쏜이다. 뽀대는 아무래도 떨어지는 면이 있고 가격을 생각한다면  섭섭하긴 하지만 별 수 없다. 매장에서 골랐다면 더 촘촘한 놈을 골랐을텐데 이럴 때는 통신 판매의 단점이 아쉽다. 듣던대로 넥에 발라 놓은 니스 탓에 끈적한 느낌은 있는데 극악으로 끈적이지는 않는다. 이 놈보다 더 끈적이는 기타들도 꽤 있다.

 

브릿지도 당연히 6점식 빈티지 브릿지이다. 스프링은 3개가 장착되어 있다. 아밍을 할 일이 거의 없기는 한데 그래도 시험 삼아 몇 번 해 보니 튜닝이 격하게 틀어지지는 않는다. 사용 가능한 수준의 튜닝 안정성을 제공한다. 6점식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케스터와 그리 다른 점은 없다. 픽업과 노브 및 픽업 셀렉터도 그다지 특이점이 없다. 

 

내가 경험했던 일렉 기타들 중에서 제일 가볍다.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케스터도 가벼웠는데 실제 무게를 재 보지는 않았지만 이 놈은 더 가볍다.  미니멀한 헤드머신과 헤드 그리고 넥도 얇아서 무게가 분명 덜 나가긴 할 듯 하다. 덩치 큰 양놈의 나라인 미국에서 1961년 탄생한 기타를 복각했으니 힘 좋고 육중할 것 같은 이미지였는데 의외로 가늘고 섬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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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복각인지라 지판 곡률은 7.25인치이다. 통기타나 클래식 기타의 지판 곡률이 12인치이며 입문용 일렉기타의 곡률도 보통 12인치인지라 다들 편평한 지판에 익숙해져 있다가 9.5인치 곡률에도 적응에 애를 먹는다고 하는데 7.25인치는 훨씬 더 둥글다. 개인적으로는 9.5인치 곡률이 제일 편안하며 7.5인치 곡률도 큰 문제를 느끼지는 못했다.

 

다만 운지 시 넥의 양끝에 있는 1번줄과 6번줄이 넥 바깥으로 밀려 나오기 쉽다. 9.5인치 지판도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이 놈은 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6번줄에 강하고 빠른 비브라토 걸면 삑사리 나기 딱 좋다. 또한 1번줄 밴딩 시 버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 줄 높이를 높여야 한다. 낮은 줄높이와 편평한 지판에 익숙하다면 분명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다.

 

지판은 당연히 로즈우드이다. 색상이 짙을수록 고급이라는데 그리 많이 짙지는 않다. 손이 닿는 지판 위쪽은  7.25인치 곡률로 둥글지만 메이플 넥과 붙는 지판의 아래쪽은 편평한 슬라브 형태이다. 62 리이슈는 이와 달리 지판의 위와 아래가 똑같이 둥글어 61의 지판이 62 보다 더 두껍다고 한다. 이게 사운드에 유의미한 차이를 내는지는 잘 모르겠다.

 

넥에 대해서 의외였던 것은 얇기였다. 손이 유독 작은 편인 내가 넥이 얇아서 불편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을 정도였다. C Shape 이라는데 내가 여태 접했던 C Shape과는 다르다. 이렇게 얇아도 되나 싶을 정도다. 힘으로 밀어 붙이는 게리무어 형님이 이런 얇은 넥을 썼을라나?  이 놈 잡다가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케스터를 잡으면 뭉툭한 몽둥이를 잡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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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를 안고 쳐 보면 현의 떨림이 바디를 통해 몸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바디가 현의 진동을 곧바로 통과시키는 듯 느낌이다. 바디의 목재 울림이 좋은데다 가벼워서 더 그런 듯 하다. 이 기타는 분명 울림은 좋지만 그 가벼움 때문에 관성이 느껴지지 않고 확 끓었다고 바로 식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 덕에 내가 준 입력을 어떤 망설임도 없이 바로 출력한다. 

 

내가 경험한 기타 중에서 반응성이 제일 높다. 세게 치면 세게 친 만큼 곧바로 센 소리가 나오고 약하게 치면 약하게 친 만큼 곧바로 약한 소리가 나온다. 써 놓고 보니 당연한 소리를 써 놓은 것 같지만 기타의 특성에 따라 반응성은 차이가 난다. 빈티지 성향의 스트라토케스터가 가지는 특징 중 하나가 높은 반응성이라 알고 있었는데 접해보니 실로 그러하다.

 

메이플 통넥의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케스터도 반응성이 높았는데 Vintage2 61은 훨씬 반응성이 높다. 그리고 높은 반응성과 연계되어 높은 주파수 대역의 소리가 강조된다. 소위 말하는 스트라토케스터의 칼칼한 소리가 난다. 그리고 로즈우드 지판의 영향이 있는 탓인지 메이플넥의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케스터에 비하면 소리는 분명 더 날카롭게 날이 서 있다.

 

반응성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적절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보다 더 좋은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말이 나온 김에 반응성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아래와 같이 조금 길게 구구절절 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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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자의 순간적인 탄현으로 현은 진동 운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현이 운동 하면 현이 매달린 바디도 덩달아 움직인다. 연주자가 탄현으로 현에 가한 에너지 중 일부는 기타 바디의 운동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러면 기타 바디의 운동이 다시 현의 움직임을 변화시키고 현의 변화된 움직임은 디시 바디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얽히고 설키면서 현의 움직임은 복잡한 형태로 변화되고 이로서 기타는 고유한 음색을 내게 된다.

 

기타의 무게가 1톤 정도 된다고 생각해 보자. 탄현으로 현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동시에 1톤의 몸체도 움직이게 된다. 하지만 1톤이 움직이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므로 초반에는 바디가 현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그러나 일단 1톤이 움직였다면 1톤의 움직임이 없어지기까지는 또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시간 동안 1톤의 기타 몸체가 움직이면 그만큼 현도 같이 움직인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기타가 무거울수록 소리 파형은 천천히 변화하고 서스테인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 반대로 기타가 가벼울수록 현의 움직임에 기타 몸체가 빠르게 반응하여 현의 운동에 영향을 미칠 테니 소리의 파형은 빨리 변화하고 기타의 가벼운 무게 탓에 서스텐인은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무게와 상관없이 기타가 개판인 경우에는 현의 운동 에너지가 기타 몸체에 전달되어도 몸체 내부의 물질들이 서로 치고 받는 움직임을 하며 모두 소모되어 기타 자체는 거의 움직이지 않게 된다. 이러면 연주자가 탄현으로 입력한 운동 에너지를 기타 몸체 내부에서 모두 먹어버리게 되므로 현의 울림이 금방 죽게 되고 현의 운동이 복잡하게 변화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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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는 연주자가 임펄스 형태로 입력한 에너지를 저장하는 버퍼이며 저장된 에너지를 시간을 두고 현에 전달하여 현의 운동을 변화 시킨다. 이 때 현의 운동을 변화시키는 양태는 기타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수준 이하의 기타는 줄줄 새는 바가지와 같아서 버퍼 역할을 못하고 에너지를 그냥 소비하기만 할 뿐이라 논외가 된다.

 

기타의 몸체가 무거우면 탄현으로 입력된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무거운 기타 몸체를 움직이는데 사용된다. 즉 세게 때린다고 현이 곧바로 강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기타가 에너지를 상당 부분 흡수한 후 시간을 두고 입력 에너지를 현에 전달한다. 이러면 몸체와 현의 상호 작용이 천천히 벌어지게 되면서 소리 변화가 완만해지고 서스테인은 길어진다.

 

소위 기름지다고 하는 Fat 성향의 소리를 내는 기본 방식이 이렇다. 레스폴의 소리 성향과 무게는 분명한 상관 관계가 있다. 기타 몸체가 무거우면 바디의 진동이 현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가 길어지며 움직임이 느리므로 상대적으로 낮은 주파수 영역의 진동으로 에너지가 사용된다. 게다가 레스폴의 험버커는 중첩 과정에서 높은 주파수의 소리가 상쇄되므로 이래 저래 레스폴은 점잖고 중후한 소리를 낸다.

 

기타가 가벼우면 반대가 된다. 현을 세게 때렸을 때 기타 몸체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현이 곧바로 강하게 움직이게 되고 기타 몸체가 빨리 반응하여 현의 움직임을 변화시키므로 소리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몸체의 관성이 작아서 서스테인이 짧아질 수 밖에 없다. 스트라토케스트의 Tone 노브로 Capacitor의 용량을 키우면 급격한 파형 변동을 Capacitor가 흡수한 후 시간을 두고 방출하므로 스트라토케스터에서 Fat Tone을 흉내 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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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적으로 보면 바디의 재질과 무게로 기본적인 소리 성향이 결정되고 그 바탕에 여러 파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타 고유의 특정적인 톤이 나오게 된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기타일수록 반응성과 높은 음역대에 중점을 둔 기타일 가능성이 높고 무거운 기타일수록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중저음역대에 중점이 있다.

 

일렉 기타 제작에 사용되는 대표적 음향목인 마호가니와 앨더를 비교해 보면 물의 비중을 1이라고 했을 때 마호가니가 0.59이며 앨더가 0.45 라고 한다. 즉 같은 부피라면 앨더가 더 가볍고 그만큼 반응성 면에서는 마호가니 보다는 앨더가 더 유리하다. 어디에서 주워들은 것인데 반응성을 중시하는 어느 기타 브랜드는 기타 무게를 3.5kg 이하로 제한한다고 한다. 

 

반응성 높은 것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반응성이 높으면 이와 반비례하여 서스테인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반응성을 억제하고 어느 정도 범위 내 입력에 대해서는 일정한 소리를 내는, 소위 말하는 안정성이 높은 기타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매니악 할수록 반응성을 높게 치고 세션이나 음반 녹음 등의 상업적인 면이 강할수록 안정성을 높게 치는 편이다.

 

또한 엠프 및 각종 이펙터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을수록 반응성 보다는 안정성이 돋보이는 기타가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여러 기기들이 동원되는 현대적인 음악일수록 연주 편의성과 안정성에 방점이 찍힌 일렉 기타들이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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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tage2 '61은 가벼운 무게에서 느껴지듯 연주자의 입력에 기타가 곧바로 반응하는 특성이 강하다. 세게 치면 집사람이 기타 부서지겠다며 살살 치라고 잔소리를 할 정도다. 세게 치면 그 즉시 쎈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고 약하게 치면 그 즉시 약한 느낌을 그대로 표현한다.  하지만 다르게 표현하자면 못 치면 못 치는 티가 팍팍 나고 잘치면 잘치는 티가 팍팍 난다. 

 

반응성은 확실히 체감되지만 서스테인 약한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체감 하지는 못했다. 볼륨 주법 같은 서스테인이 필요한 연주는 할 줄 모르는 탓도 있겠지만 이 정도 서스테인이라면 왠만한 기타들보다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는 않다. 또한 서스테인을 강화하고 싶으면 컴프레서 이펙터를 동원하면 되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로즈우든 지판이 사운드에 영향을 미치냐는 것은 해 묶은 논쟁거리인데 차이는 분명히 있다. 진동 특성이 다른 두 매질을 붙여 놓은 것이니 매질의 경계면에서 진동이 반사되는 것은 물리적으로는 당연한 현상이고 반사된 진동은 현의 운동에 영향을 끼쳐 소리 변화를 더욱 급격하게 하므로 고음역대가 강조 될 수 밖에 없다. 이 놈은 분명히 날선 소리를 낸다.

 

험 잡음이 있긴 한데 실내에서 헬릭스에 연결해 사용하는 환경 탓인지 그다지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여리여리한 탓에 왠지 모르게 조심해서 다루게 된다. 넥도 왠지 휘어지기 딱 좋은 듯 하고 헤드 머신의 줄감개도 그다지 튼튼한 느낌은 없다. 전체적으로 내구성 면에서 튼실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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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은 분명히 쏘는 듯한 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다. 적절한 게인을 걸면 거칠면서도 날이 선 듯한 느낌의 소리를 얻을 수 있다. 비록 헬릭스이긴 하지만 TS-9 이펙터에 펜더 엠프 걸고 쳐 보면 거칠고 직선적인 느낌의 날선 소리가 난다.

(ikipus :: 강산에_할아버지와 수박 (tistory.com) )

 

스트라토케스터답게 찰랑 거리는 소리도 잘 내 준다. 리듬감이 강조된 가벼운 팝에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메이플 넥 기타에 비해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느낌보다는 특유의 날이 서 있는 듯한 소리를 낸다. 출력이 강하지 않지만 솔로 연주 시 치고 나오는 느낌도 강하다.

( ikipus :: DNCE_CakeByOcean (tistory.com) )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뉴진스의 데뷔곡인 "Attention"에도 써 봤다. 세미 할로우 기타로 치면 꽤 어울리겠다 싶었지만 노래 자체는 워낙 밍숭밍숭해서 기타 소리는 존재감이 있어도 좋을 듯 해서 써 봤는데 해 보니 나쁘지는 않았다.

( ikipus :: 뉴진스_Attention (tistory.com) )

 

빈티지 성향의 스트라토케스터로 빡쎈 음악을 할 수 없다는 건 거의 공인된 통념이긴 한데 빡센 엠프에 빡센 게인 걸고 쳐 보니 의외로 괜찮은 소리가 난다. 육중한 느낌의 소리는 절대 아니지만  "Back at the moon" 의 "제이크 이 리"를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느낌의 신경질적인 소리가 멋지게 난다. 이 정도면 경우에 따라서 써 먹을 수 있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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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아주 멋진 기타이다. 스트라토케스터를 좋아한다면 경제적 상황이 허락하는 선에서 경험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하지만 내가 소장하고 있는 기타들 중에서 단 하나의 기타만을 남겨 놓아야 한다면 나는 메이플 넥의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케스터를 남겨 놓을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기타가 허락된다면 주저없이 이 녀석을 선택할 것이다. (반대로 버려야 한다면 가장 첫번째는 깁슨 레스폴. 멋진 기타이지만 나하고는 잘 안 맞는다.)

 

프로페셔널 스트랫을 우선적으로 선택한 이유는 프로페셔널 스트랫의 반응성 정도면 나에게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프로페셔널으로 거칠고 날선 소리가 필요하다면 이펙터로 어느 정도 커버 가능하며 빡센 메탈을 제외한 전 장르에 대해 대응이 가능하다. Vintage2 '61도 그렇게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케스터가 더 범용적이다. 즉 톤 잡을 때 들이는 노력이 프로페셔널 스트라토케스터가 더 적다.

 

높은 연주력을 가지고 있어도 빈티지 성향의 기타가 가지는 매력이 돋보이는 장르적인 영역은 제한적이다. 그리고 엠프나 이펙터 효과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을수록 이렇게 저렇게 쳐도 기타에서 이를 댐핑하여 특유의 보정된 출력을 내는 안정감이 높은 기타가 더 좋은 선택인 경우가 많다.

 

Vintage2 '61은 여성스럽고 여리여리한 기타이지만 이것 저것 살펴 보고 접해 볼수록 다른 것은 다 제끼고 펜더 스트라토케스터가 가질 수 있는 표현력의 한계치에만 집중한 상남자스러운 기타이며 그런 한계치를 느껴 볼 수 있는 연주감을 제공해 준다. 분명 멋있는 기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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