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들었는데,
나이 먹는 동안 영어가 늘었는지 가사가 간간히 들리더라.
여자를 쐈네. 멕시코로 도망을 가네 어쩌고 저쩌고...
어라. 이게 뭐람. "Hey Jude" 같은 예쁜 내용이 전혀 아니잖아.
이게 뭔가 싶어서 제대로 가사를 찾아 읽어 보니,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래. 그야말로 골 때리는 가사이지 않은가?
엄마인지 할머니인지 암튼 여자를 총으로 쏴 죽이고 도망간다는 내용이다.
비극이지만 죄책감이나 슬픈 감정, 허무감 따위는 완전 쌈 싸 먹었다.
원작자가 다소 불분명한 원곡을 지미핸드릭스가 자신의 스타일로 만든 곡.
살인 사건 발생 전후 시점에서 벌어지는 두 캐릭터의 대화로 진행되는 음악이고,
지미핸드릭스는 그 노래에서 1인 2역의 연극을 하고 있었구나.
역할에 따라 노래 할 때 톤이 다르다.
전형적인 블루스 코드 진행은 분명 아닌데,
평소 말하듯이 툭툭 내 뱉는 창법과 가사 스타일,
그리고 블루스 특유의 단/장조 노트를 짬뽕한 스케일 탓인지,
내 귀에는 분명 블루스로 들린다.
처음에는 느긋하고 나른하게 시작하지만,
상황이 전개되면서 음 높이가 높아지고 박자가 빨라지며 점점 격렬해짐.
가사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지만,
블루스 특유의 다소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을 준다.
아주 옛날 음악이라 많이들 찾아 듣지 않아서 그런지,
잠깐 찾아 봤지만 (자동)번역들이 개판이다. (기계번역이 있어도 언어공부를 해야 할 이유)
비속어들이 사용된 탓에 쉬운 단어처럼 보여도 일일이 사전을 찾아 봐야 했음.
거기에 내 느낌 가는대로 적당한 의역을 해 봤다.
가사를 알고 들어보면 음악이 완전 새롭게 들린다.
"기-승-전-결"을 갖춘 짧은 연극을 듣는 듯 하네.
곡에 붙은 소네트(짧은 시)를 그대로 묘사한 음악으로 비발디의 사계가 꼽히는데,
이 곡은 연주들이 가사를 그대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대중음악계의 사계인 듯.
전기기타를 채용한 음악들이 성립하던 초창기인 1966년에,
끝을 보여주는 이런 음악이 이미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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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이 진행되는 내내 코러스 깔린다. 처음에는 최저음으로 깔리고 성별 구분이 어려움
[친구]
Hey Joe, where you goin' with that gun of your hand?
어이 죠!, 총 들고 어디 가?
Hey Joe, I said, where you goin' with that gun in your hand? Oh
어이 죠!, 손에 총 들고 어디 가냐고? 어?
[Joe]
I'm goin' down to shoot my old lady
여편네 쏴 죽이려고 내려 간다. old lady(사전을 보니 Wife라는 뜻)
You know I caught her messin' 'round with another man
알다시피, 딴 놈이랑 노닥거리다 나한테 딱 걸렸잖아. mess around (노닥거리다)
yeah
I'm goin' down to shoot my old lady
여편네 쏴 죽이려고 내려 간다.
You know I caught her messin' 'round with another man
알다시피, 딴 놈이랑 노닥거리다 나한테 딱 걸렸잖아.
[친구]
Huh, and that ain't too cool
허. 그거 그리 좋지 않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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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 발생 후. 전체적으로 음들이 올라간다. 코러스의 음도 올라감.
[친구]
Hey Joe, I heard you shot your mama down, You shot her down now
이봐 죠, 너 마누라 쏴 죽였다며? 너 지금 마누라 쏴 죽였어? mama(속어로 Wife/Woman)
Hey Joe, I heard you shot your lady down, Shot her down in the ground
이봐 죠, 너 마누라 쏴 죽였다며? 네 마누라가 총 맞고 뻗었다며?
Yeah
[Joe]
Yes, I did, I shot her
그래. 했다. 내가 쐈다고.
You know I caught her messin' round, messin' round town
알다시피, 그 년이 노닥거리다 나한테 딱 걸렸잖아. 시내에서 노닥거렸다고.
Yes, I did, I shot her
그래. 했다. 내가 쐈다고.
You know I caught my old lady messin' 'round town
알다시피, 마누라가 시내에서 노닥거리다 딱 걸렸잖아.
And I gave her the gun
그래서 그 년한테 총을 먹였지.
I shot her
내가 씨발 쐈!!!다고~~~ 욕은 없지만 노래에서 느껴진다
----------------------------- 기타 솔로 -----------------------------
기타 솔로는 다소 엉뚱하고 황당한 느낌을 주며 차분히 가라앉는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노래 내용은 격해지고 톤이 거칠어짐.
코러스 음은 한 옥타브 정도 높아져서 거의 여자 귀신 소리를 낸다
[Joe]
Alright
그래 씨발, 왠지 Alright이 "그래 씨발"로 들린다
Shoot her one more time again, baby
그러고도 다시 한번 더 쐈어. 친구야 이건 빼박 확인 사살, 1급 살인 확정
Shoot이 과거형은 아니지만 왠지 이래야 말이 될 것 같다.
Yeah
[친구]
Oh, dig it
오. 알겠어 (그러니 그만 해) dig it(속어로 understand/approve)
베이스 라인 상향이 발걸음 쿵쿵 소리처럼 들림. 도망가야 하는 분위기를 낸다.
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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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귀신 소리 코러스의 볼륨이 점점 커진다. 뭐라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안 들린다.
[친구]
alright
그래 좋다 이거야
Hey, Joe
Where you gonna run to now? Where you gonna run to?
이봐 죠. 너 이제 어디로 도망갈꺼야? 어디로 도망갈꺼야?
Hey Joe, I said
Where you gonna run to now? Where you, where you gonna go?
이봐 죠. 너 이제 어디로 도망갈꺼냐고, 어디로, 어디로 갈꺼야?
[Joe]
Well, dig
그러게, 좀 보자 dig(속어로 pay attention to)
I'm goin' way down south
남쪽으로 내려 가야겠네
Way down to Mexico way
멕시코 쪽으로 내려 갈꺼야.
Alright
그래 좋아
베이스 라인 상향이 발걸음 쿵쿵 소리처럼 들림. 도망가야 하는 분위기를 낸다.
I'm goin' way down south
남쪽으로 내려 가야겠네.
Way down where I can be free, Ain't no one gonna find me
자유로운 곳으로 내려갈꺼야. 아무도 나를 못 찾을 곳으로
Ain't no hangman gonna
교수형 집행관이 없는 곳으로
He ain't gonna put a rope around me
날 목 매달지 못할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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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You better believe right now
지금 당장은 그러는게 낫겠다.
[Joe]
I gotta go now
나 지금 간다. 기타 슬라이드 업. 뿅~~~. 가는 것 티 냄
베이스 라인 상향. 쿵쿵대는 발소리처럼 들린다.
[친구]
Hey, Joe
You better run on down
이봐 죠. 죽으라고 뛰어.
[Joe]
Goodbye, everybody, ow
잘 있어. 다들 안녕 페이드 아웃.곡의 종료를 알리는 중의적 가사
[친구]
Hey, hey, Joe
이봐, 어이, 죠 곧 죽어도 수미쌍관. 들릴 듯 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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