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꿈  지극히 개인적인 
엊그제 아침잠에 꿈을 꾸었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그런 개꿈이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나왔던 그런 개꿈

개꿈에 초등학교 동창이 등장했다.
5학년이든가 6학년이든가 . . .
반에서 부반장 아니면 서기를 했던 여자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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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의 사진첩이 나에게 있었다.

사진첩의 존재를 꿈에서 보지도 못했지만 . . .
암튼 나는 사진첩을 그 아이에게 전해 줘야 한다는 . . .
엄청난 강박에 잡혀 있었다.

그냥 그 아이 만나서 전해 주면 될 것을 . . .
굳이 내 집으로 찾아와서 사진첩을 가져가라고 했다.

어떻게 연락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 . .
그 아이는 다소 황당해 하는 반응이였다.
별 관심 없는데 왜 이래 하는 그런 반응 . . .
나를 무안하게 만드는 그런 반응 . . .

어쨌던 그런 무안함의 과정을 거쳐 . . .

그 아이가 집으로 오게 되어 있었는데 . . .
하필 그 때 집에서 아버지가 중요한 일이 있어 . . .
외부 사람들을 집으로 들이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풋 . . . 동네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인데 . . .
집은 어딘지 모를 아버지의 집이라는게 . . .
뒤죽박죽 개꿈인게 틀림 없다만 . . .

암튼 . . .

기껏 오라고 했는데 아버지 때문에 일이 틀어졌으니 . . .
별거 아닌 것 그냥 약속 바꾸면 될 것을 . . .
나는 무슨 사단이 난 듯 . . .
조급증에 답답해 하고 이리저리 동동 거리는데 . . .

어디에선가 울리는 핸드폰 알람 소리 . . .
깼다 . . . 꿈이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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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에 쫓기는 꿈 . . . 기분 좋은 꿈은 아니였다.

꿈에 나왔던 그 아이 . . .
초등학교 때 잠시 한반이긴 했으나 . . .
친하기는 커녕 말 한마디도 나눈 기억도 없는 . . .
꿈꾸기 이전에는 그 존재조차 기억에 없는. . .
나랑은 전혀 상관이 없는 그런 아이다.

그런데 꿈에 그 아이가 나왔다.
꿈에서는 얼굴도 보았고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 없으나 이름도 알고 있었다.
그것 참 . . .

내 머리속 깊은 어딘가에 그 아이의 기억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떠오르지 않지만 이름과 얼굴까지도 남아있다.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였다면 . . .
옛날 일을 떠올리며 흐믓해졌겠지만 . . .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굉장히 기분 나쁘고 섬찟하다.

지금 기억을 못한다면 . . .
내 스스로 필요 없다고 느껴 폐기 처분한 것일텐데 . . .
버린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였다.

나는 외면하고 있지만 . . .
사실 나는 다 알고 있었다.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선택적인 기억 . . . 갑자기 메멘토가 생각나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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