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뎁터라는 단어와는 거의 지구와 안드로메다만큼 떨어져 있는 나에게...
우찌우찌 하여 이제서야 i-Phone을 써 볼 기회가 있었다.
며칠 접해 보니 이게 진짜 Personal Computer 구나 하는 느낌.

기존의 데스크탑에 Personal Computer라는 이름이 부여되어 있기는 해도...
개인은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데스트탑은 이름 그대로 책상에 붙어 있어야 하니...
기존의 데스트탑에 Personal Computer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좀 부족하다.

랩탑은 이동성이 있고 이름대로 허벅지에 올려 놓고 쓸 수는 있지만...
아주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다른 책상으로 이동하는데 요긴하게 쓰인다.
손 안의 컴퓨터가 아니면 Personal 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2% 부족한 셈이다.

데스크탑이 조직 또는 가족의 일원이라는 자격으로 사용된 측면이 강한 반면...
휴대전화기는 사적인 부분의 일부로 자리 잡은지 꽤 되었다.
남의 휴대전화기를 만져 본다는 것은 거의 준 범죄 행위에 가깝게 되지 않았는가?

Apple에서 기존의 Mac OS를 Embeded OS로 개량하여 휴대전화에 달아 놓으니...
이미 사적 영역의 일부가 된 휴대전화기가 사적 Computer로 변모하게 된다.

스마트 폰이 기존의 기기와 기본적으로 다른 것은 개인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
스마트 폰은 당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고 있으며...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통화 했는지 당신이 지금 현재 어디에 있는지 다 알고 있다.

개인 정보를 알고 있으니 그에 따른 서비스도 달라지게 된다.
지도 서비스도 내가 있는 곳을 기준으로 시작되지 않는가?

상품은 인격이 거세되고 시장논리에 따라 결정된 가격이라는 숫자가 부여된 반면...
선물은 그와 달리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개인의 인격이 전이된 것이다.
스마트폰도 그런 것과 비슷하게 개인의 인격이 일부 전이된 상태로 보인다.

그야말로 진짜 Personal Computer인 셈이다.

-----------------------------------------------------------------------------------

개별 개발자들이 엡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기에...
개발자들에게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 하지만...
그런 류의 기사는 예전 Apple이 처음 등장했을 때에도 들어 본 적이 있다.

Apple이 처음 등장했을 때...
어린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돈을 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고...
빌 게이츠는 그 당시 변화된 환경에서 가장 성공한 신진세력의 대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이 뭘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단계는 지나 갔고...
Personal 컴퓨터는 MS라는 거대한 기업이 좌지우지하는 상황으로 흘러 갔다.
현재 상황도 결국 시간이 흐르면 그렇게 가지 않을까?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의 정보를 모두 알 수 있고...
그에 따라 개인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 개인 정보가 각 Application마다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OS 레벨에서 제공하는 기본 개인 정보는 있을 듯 한데...
Application에서 알고 있는 개인 정보를 다른 Application이 활용할 수는 없는 듯 하다.
개발자 개인이 Application을 만드면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결국 나중에는 Group 단위로 데이터를 상호 호환하는 Application들이 쓰이지 않을까 싶다.
MicroSoft의 OS를 사용하는 이유 중 상당한 부분은...
데이터 교환이 가능한 Office라는 그룹으로 묶인 프로그램들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개인의 전화통화, 휴대폰 전자결재, 이동 동선, 개인 일정 등의 정보가 호환된다면...
그리고 타인과의 협의하에 서로에 대한 개인정보를 서로 교환 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

가령 데이트 약속을 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남자 측이 약속 날짜 및 장소를 입력하고 상대에게 전화로 이를 전송한다.
장소는 맛집 추천 Application에서 받거나 과거에 북마크 했던 장소를 선택한다.
여자 측에서는 수신한 데이터를 일정 관리 프로그램에서 검토한다.

다른 일정과 시간상 겹치지 않는지,
다른 일정을 끝내고 가야 할 경우 시간을 맞추는 것이 가능한지,
시간을 맞출 수 있다면 교통편 및 거리는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들을 일정프로그램이 검토하여 그 결과를 여자 측에 보이고...
여자 측은 그런 상황들을 인지하고 의사판단을 한 뒤 약속 수락을 하면...
남자 측에서는 요청한 일정이 체결되었음을 알리는 알람이 뜨게 되고...
전화번호를 ID로 하여 남자/여자 양쪽에서 공동으로 일정이 잡히게 된다.

약속 시간이 다가오면 1시간 전에 미리 알림이 뜨고...
이를 인지하면 인지 여부를 상대방에게 전송하여...
상호간에 일정을 인지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게 한다.

약속 시간 30분 전에 1분 단위로 상호 간의 위치를 교환하기로 Option을 걸어 놓았다면...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 지도로 표시되어 기다릴지 약속을 깰지 의사판단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Application이 지금 현재의 내 개인 정보를 알고 있고...
일정한 조건하에 개인정보를 타인과 서로 교환한다면 구현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저런 기능을 어느 개인이 단독 Application으로 구현하기란 대략 난감이다.

현재 스마트폰에서 각 Application은 독립적인 Excutable 파일이지만...
다른 Application에게 기능을 제공하는 Component 로 동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 서비스나 개인 일정 관리 기능은 가장 근간이 되는 서비스일 수 있는데...
어느 한 업체에서 이를 독식하려고 하지 말고 API를 제공하는 Component로 제공 할 수는 없을까.

Application이 가진 개인 정보를 다른 Application과 상호 교환 할 수 있는...
Data Bus 개념이랄까 아무튼 그런 Platform이 없다면 단독 Application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런 Platform을 구축하려면 Model Driven Architecture가 어쩌니 할 수도 있고...
개인 신상 정보 교환을 위한 국제 표준을 제창한다는 둥...
자국민의 상황을 고려한 국제표준을 획득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둥...
뭐 그런 소식이 있을 날도 있지 않을까 하는 공상도 든다.
어쩌면 이미 지금 존재할지도 모르겠는걸?

-----------------------------------------------------------------------------------

예전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나타난 현상 중의 하나가...
주식에 개인투자자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주식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Network으로 연결된 PC가 있으면 개인이 주식거래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인터넷 보급으로 닷컴 기업들이 주식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개나 소나 시세차익을 노린 초단기 단타 매매에 열을 올린 적이 있었다.
옆 자리에 과장이 일년치 봉급 벌었다며 음료수를 돌리는 일도 있었고...
초단기 단타 매매 하다가 돈 잃었다는 사연을 주변에서도 해외 토픽에서도 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이 보급된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생각이 난건 증권거래였다.
예전 인터넷 보급 초기에는 회사에서 업무 중 주식거래 하는 것이 가능했으나...
이제 왠만한 회사에서는 그걸 다 막아 놓은 상태.
그런데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식거래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 지금은 없다.
적당한 재료가 나타나면 초단기 단타 매매가 성행하지 않을런지.

주식시장에서 초단기 단타 매매 이야기가 많이 거론된다거나...
기존에 보지 못했던 거래 형태가 언급된다면...
스마트폰 보급이 예전 인터넷 보급 상황을 따라 갔다고 보면 될 듯 하다.

주식이 떨어지든 오르든 거래량은 많아질 듯 한데...
길게 보고 증권회사의 주식을 좀 사 둘까? (근데 돈이 없어...)

-----------------------------------------------------------------------------------

개인의 사적 정보를 담고 있는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
사적 정보의 상호 교환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마트폰은 본질적으로 상대가 있고 상대와 주고 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가진 가장 강력한 정보가 개인의 사적 정보라면...
기기의 속성상 이런 정보를 상호 교환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개인의 지금 현재 신상정보가 나의 손을 떠나 다른 이에게 갈 수 있다는 것에 거부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환으로 얻는 이득이 그렇지 않았을 때의 이득보다 더 커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따라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개인 정보라는 것이 어디까지 보호 받아야 하는 것인지에 논란이 더 거세질 것이다.
새로운 환경의 대두로 인해 당연히 있어야 하는 논란이다.
어디까지를 금지선으로 할지 합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적 영역이란 개념이 나타난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고...
내가 알기에 그 기원은 그리 오래 거슬러가지 않는다.
이런 것 알 수 있는 좋은 책이 어디 없을까?

Posted by ikipus
: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90)
자작 (222)
(19)
지극히_개인적인 (49)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달력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Today : Yester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