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생각이 떠 오르더군요.
도대체 '나'라고 할만한 것이 뭐가 있는가 하는 생각.
옛날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대해 많은 말들을 했는데 . . .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는 주제일 겁니다.
회사에서 연구 개발 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데 . . .
저는 제 나름대로 제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몇년을 일해 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더군요.
회사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팔리기 위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 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 수단을 선택하는 것 이상은 없더군요.
그 선택의 기준마저도 오로지 시장의 요구를 어떻게 잘 따를 것인가로 귀결되죠.
즉 제가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궁극적으로 시장의 요구에 따르는 것 뿐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야의 일이든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가장 창의적이라 할 수 있는 예술분야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일 듯. . .
사람들은 예술가들이 아름다움을 창조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 . .
제가 볼 때 그건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발견한 것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 뿐이지요.
뭘 하든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선택일 뿐입니다.
영화 메트릭스에서 네오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선택 뿐이였지요.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선택의 결과를 결코 알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신조차도 선택의 결과를 알고 있을지 의문이군요.
그 선택은 다시 다른 선택 상황을 만들어 갈 뿐 입니다.
선택은 다른 선택의 상황을 만들 뿐 궁극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지는 않죠.
그리고 선택을 어떻게 하든지 간에 . . .
선택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와는 관계 없이 거의 정해져 있지 않나요?
동일한 선택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지만 . . .
그 선택으로 인해 이루어지기 바라는 목표는 결국 모두 같지 않습니까?
마치 제가 회사에서 하는 일은 순간 순간 제 의지대로 하는 듯 하지만 . . .
결국 저를 움직이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시장이 원하는 것이었듯이. . .
순간 순간의 선택은 자기 의지대로 하는 듯 하나 . . .
결국 그 선택을 하도록 자신을 움직이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 . .
거부할 수 없는 일반적인 당위성을 가진 고정된 목표가 아닌가 합니다.
그 고정된 목적이 무엇인지는 언어로 어떻게 표현하기가 참 어렵기는 한데 . . .
모든 선택은 나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 . .
또는 모든 선택은 유전자가 존속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쪽으로 . . .
또는 어느 철학자의 사용했던 용어인 정언에 의해서 . . .
등등으로 표현 할 수도 있을텐데 . . .
저는 표현이 다를지언정 결국은 다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선택일 뿐인데 . . .
그 선택마저도 내 자신의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니 . . .
그렇다면 도대체 나라는 것은 뭐란 말입니까?
내가 알고 있는 '나'라는 것이 정작 나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 뭐가 있을까요?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나'라는 것은 말뿐일 뿐이고 실상은 아무 것도 아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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