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될 때 왠지 재미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의 영화.
하지만 보다 보니 재미 있습니다.
극장에서 돈 내고 봤어도 그리 아깝지는 않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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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 다분합니다

쓰지도 못할 5천만엔이 냉장고에 있는 것 빼고는 달라진 아무 것이 없는데...
스즈메는 그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 자신이 평범하다고 느꼈던 일상의 모든 것에서...
새로움을 느끼고 새롭게 살아간다.
그저 명목상 스파이가 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말이다.

스파이 조직이 해체되고 스즈메는 해고(?)되었지만...
역시 그 이전과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활동비로 받은 5천만엔은 반납했지만...
아이를 구한 댓가로 받은 5천만엔이 다시 냉장고를 채우고 있다.
스파이에서 해고된 이전과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역시 아무것도 없는 거다.

그 유치한 스티커를 당당하게 붙이고...
파리로 쿠자쿠를 구출하러 간다.

외부에서는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지만...
스즈메가 변했다. 너무나도 당당하다.

제목에서 굳이 거북이를 언급했으니까 하는 말인데...
영화 속에서 거북이는 초지일관 스즈메를 상징하고 있다.
초반 스즈메는 거북이를 버리기를 원하지만....
그건 사실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여 자신에게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해 낼 때...
스즈메는 혜성 같이 나타나 신속하게 구출하고 사라진다.
실제 거북이가 빨리 헤엄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영화 제목에서처럼 스즈메는 의외로 빨리 헤엄칠 수 있었다.

일체유심조라 결국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화면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만화 같으면서도 왠지 선종의 냄새가 난다.

보기에 편하다. 찌질거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이든 비범이든 자신에게 당당하다.
누가 감히 스즈메에게 이념이나 교훈을 들이댈 수 있겠는가?

어느 기자가 그랬다. 요즘 영화는 교훈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미녀는 괴로워"에서 김아중은 당당하다.
성형으로 이뻐지는 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울어도 예쁘다" 이 한마디에 뭔가 공감가는 바가 있다.

쿠자쿠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가방에 붙은 촌스러운 스티커...
한마디 말이 없지만 "미녀는 괴로워"와 비슷한 뭔가 통하는 바가 있다.

자신에게 당당해 지기 위한 전제 하나...
결정적인 순간을 당당히 맞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

김아중은 콘서트장에서 아버지를 피하지 않았고...
스즈메는 고압선 자르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난 내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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