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2010. 6. 9. 15:11

서울에서 살아온 시간이 적지 않은데 가본 곳보다 안 가본 곳이 더 많다.
서울이 크기도 하려니와 잘 돌아다니지 않는 내 성향 때문이기도 하다.
그 가보지 않았던 곳의 하나...보광동을 처음 가 봤다.

빈민촌이라 할 수는 없으나...
평균 이하의 소득 수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듯한 동네..

그 동네에서 언덕을 하나 넘어가니...
인적도 거의 없이 조용하고 깨끗하며...
경찰이 상주해서 순찰 돌고 있고...
건물마다 붙어 있는 "주한 ~" 명판들...

외교일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동네였다.
그리고 그 동네 바로 옆이 용산 미군기지...

왜 이렇게 외국인들이 많은가 했더니...
바로 옆이 미군기지였다.
한국과의 외교 관계일을 하는 녀석들이...
외교부가 있는 세종로 근처가 아닌...
왜 미군기지 근처에서 살고 있는건가?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라는 사실에 의심이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글어스에서 서울의 용산기지를 한번 찾아 봤다.
사진처럼 미군 용산 기지는 한강변 언저리와 남산의 턱밑을 차지하고 있다.
저렇게 놓고 보니 미군기지가 남산보다 훨씬 크다.
수도 한복판을 외국 군대가 저렇게 깔아 뭉개고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되려나.
밖에서 봤을 때 대한민국이 정상국가로 보일리가 만무하지 않겠는가.

보광동에서 보았던 외국인 거주 지역...
대체 얼마나 많은 대사관이 미군부대 근처에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외교 통상부 홈피를 가 보니 대사관 연락처와 주소 목록이 쭉 나와 있다.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 중 한국에 대사관을 둔 나라는 94개국이다.
행정구역인 "구"로 따져서 대사관이 많이 위치한 랭킹을 먹여 보니...

3위는 중구
대사관의 수는 10개, 전체 대사관의 11%가 소재하고 있다.

2위는 종로구
대사관 수 25개, 전체 대사관의 26%

1위는 용산구
대사관 수 50개, 전체 대사관의 53%

1위를 뺀 나머지를 모두 합쳐도 용산구보다 낮다.
압도적 차이로 용산구가 1위이다.

용산구가 어디인가...
미군기지가 위치한 바로 그 용산구이다.
사진에서 미루어 짐작하건데...
용산구의 절반 정도, 못해도 1/3 정도는 미군기지가 차자하고 있을 듯.

OECD 가입국이네, 세계 경제 10대 대국이네 뭐네 해 봐야...
국가 자존심 측면에서는 말짱 두루묵이다.
대사관의 위치만 놓고 생각해 보면....
외국 대사관에서는 한국정부보다는 미국 군대와 할 일이 더 많은가 보다.
그 동안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이게 현실인가 싶다.

그 과정이 많이 볼썽사납기는 하지만...
용산 미군기지의 이전 자체는 정상적인 국가로는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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