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어스를 보고 있자니...
마치 책을 보는 듯 재미 있습니다.
"아, 이게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그런 것들도 솔솔하고...
"이런 것도 있었구나" 하며 새롭게 아는 것들도 꽤 있고...
그래도 그냥 흘러 보내기가 좀 그렇고...
시간 가면 까 먹기도 해서...
별도의 카테고리에 구글 보면서 배운 것들 끄적거려 볼까 합니다.
제 글에는 그림이 거의 없지만...
구글 어스 관련 해서는 사진이 없을 수 없겠죠....
----------------------------------------------------------------------------
일본은 큐슈, 시코쿠, 혼슈, 훗카이도 4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도"와 대응되는 것이 "현"인데...
지도상으로 "현"과 "도"를 보니 면적은 비슷할 듯...
그런데 일본에는 현이 46개 있다고 하네요.
와우...일본은 섬나라이기는 하지만 엄청 큰 나라였군요.
흔히들 알고 있는 관동,관서는 혼슈에 대해 적용되는 개념인데...
오사카/교토는 관서지방, 도쿄는 관동지방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관서지방은 도쿠가와 막부가 등장하기 이전의 일본의 중심지이고...
도쿄는 도쿠가와 막부 이후에야 일본의 중심지로 나타났다고 하네요.
이에야스가 히데요시의 견제로 그 당시 동쪽 변방이였던 도쿄로 쫓겨 났지만...
이에야스가 최후의 승리를 거둔 후 변방 도쿄가 중심지가 되었던 셈.
당시의 중심지였던 오사카와 도쿄의 거리는 잘 모르겠지만...
대략 구글 어스로 보니 서울과 부산의 거리는 족히 넘을 듯 합니다.
이에야스는 그 당시 정말 좌절 모드였을 듯...
도쿠가와 막부의 시대는 기껏 몇백년 전에 불과하니...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 대부분의 시간 동안 관서지방이 일본의 중심지였고...
도쿄가 중심지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일천하다고 할 수 있겠죠..
관서/관동의 지역 감정은 이런 역사적 배경에 근거하는 듯 합니다.
도쿄의 야구팀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사카의 야구팀은 한신 타이거즈의.
그 둘이 왜 라이벌인지 이제야 수긍이 갈 듯...
----------------------------------------------------------------------------
사쓰마, 조슈가 어디인가 했더니...
사쓰마는 가고시마현이고 조슈는 야마구치현이라는군요.
가고시마는 큐슈섬의 남쪽 끝에 위치한 현이고...
야마구치는 혼슈의 서쪽 끝에 위치한 현입니다.
부산에서 현해탄을 건너면 닿는 항구가 시모노세키항...
그 시모네세키도 조슈에 위치하고 있죠.
독도 문제로 말썽을 부린 현이 시마네현인데...
그 시마네현이 야마구치현, 즉 조슈에 바로 옆에 붙어 있는 현입니다.
한반도와 가까운 위치에 있는 현.
조슈의 "하기"는 일본의 전통적인 도요지, 임진왜란 덕을 본 곳입니다.
정한론은 사쓰마의 "사이고 다카모리"가 주창했다고 하지만...
역시 조슈 지역에서도 정한론은 있었다고 하더군요.
한반도와 가장 가깝고 교류가 많았던 곳에서 정한론이 일었다는 것...
좀 의미심장하지 않을런지.
사쓰마와 조슈의 위치를 보면...
도쿄에서 서쪽으로 아주 멀리 떨어진 일본의 땅끝이라 할 곳입니다.
이에야스의 힘이 상대적으로 덜 닿는 지역에...
히데요시를 지지하던 세력이 남아 있었고...
결국 여기 출신들이 메이지 유신을 일으킨 주역으로 등장하지요.
도쿠가와 막부는 당시 일본의 동쪽 변방에서 일어 났고...
메이지 유신은 일본의 서쪽 변방에서 일어 났습니다.
역사의 중요한 변곡은 대부분은 변방에서 시작되는 듯.
일본의 주요 우익의 내력을 캐어 보면 야마구치 현, 즉 조슈가 나온다고 하니...
일본은 전쟁에 지고나서도 메이지 유신의 변곡을 그대로 유지해 온 것이 아닐런지요.
그 변곡을 이제 어느 변방이 나서서 막을 내리게 하려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진행되어 왔던 민주화의 시작점은 광주...
변방에서 변곡이 일어 난 것은 우리 역시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
히로시마, 나가사키...핵폭탄 투하로 유명한 곳
하지만 어딘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구글 어스로 보니까 일본의 중심부가 아닌 서쪽 변방입니다.
도쿄에 떨어 뜨리면 천황을 비롯한 지도층들을 싹 날릴 수 있었을 테지만...
그러면 항복할 사람이 없어질까봐 그걸 걱정했을까요?
나름대로 변방이라고 고르고 고른 곳이...
도쿄에서 아주 멀리 멀리 떨어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였던 듯...
결국 전쟁에 책임 있는 자들이 핵폭탄을 맞은 것이 아니라...
애매한 사람들이 핵폭탄을 맞은겁니다.
하긴 전쟁에서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암튼 이런거 보면 참...거시기 하다는 말 외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