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멀지 않은 오래 전에...
에너지 구조는 분산 전원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내 멋대로의 결론을 내고...
소재 기술이 받쳐 준다는 가정하에...
미래의 이런 저런 모습을 상상하던 때가 있었다.

문득 예전에 했던 생각들이 다시 떠오르기에 한번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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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무더위를 표현하는 영상 중에...
한낮의 아스팔트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랭이가 단골로 등장한다.
지천에 널린 것이 아스팔트 도로인데...
그 지글거리는 에너지를 모아 놓을 수 있다면 꽤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아스팔트 대신 태양광 셀을 이용하여 도로를 깔고...
도로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저장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도로변에 세워둔다.
지금의 자동차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지만...
미래의 자동차는 길거리에 설치된 배터리에 플러그를 꽂아 충전한다.

충전 시간이 짧아야 하겠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도로변 충전소에서 충전된 차량 배터리와 내 차량의 배터리를 1:1 교환한다.
결국 차량 충전지를 서로 돌아가며 쓰는 것.
이 경우 도로변 충전소는 사용 가능한 충전지를 외부에 표시하고 있어야 하고...
도로공사에서는 원격에서 이 개수를 파악해 문제가 있는 충전소를 사전에 관리한다.

태양광 셀에 칼라로 발광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면...
중앙 제어소에서 교통 흐름에 맞춰 차선을 실시간으로 변경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고...
사고가 발생 시 도로 바닥에서...
"전방 Km 사고 발생 감속 요망" 이란 경고문을 띄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도로 바닥에 동영상을 띄워 광고비를 받아 먹을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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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도 대체 가능하다면 벽돌이나 타일도 대체 가능 할 것이다.

일반 건축물의 외장에 태양광 셀 기능을 갖춘 타일을 적용한다.
건물 자체가 태양광 발전소가 되는 셈이다.

타일에서 생성되는 전력은 대용량 배터리에 연결되어 저장되고...
건물의 각 부하는 이 배터리에서 전력을 공급 받는다.
건물과 건물의 배터리는 서로 연결하여 망을 구성하고...
이 망을 통해 다른 건물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 올 수도 있다.

건물이 전력을 생산하거나 소비한 양에 따라...
건물주들끼리 서로 전기요금을 내거나 받는 결산이 이루어질 것이다.
한전 같은 전문 전기 사업자의 망과 연결된 경우도...
조금 복잡해지기는 하겠지만 마찬가지의 결산이 이루어질 듯.

아스팔트와 마찬가지로 셀에 발광 기능을 넣는다면...
건물의 색상을 시시각각 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사무실을 열게 되면...
디자인 용역 회사에 간판 디자인을 맡겨 파일을 받고...
해당 파일을 건물 관리 센터에 입력하면 사무실이 위치한 벽면이 간판 역할을 한다.

간판의 발광기능을 이용하면 그만큼 전력 생산이 줄어 들기 때문에...
사무실 운영자는 건물주에게 전력 생산의 차액만큼을 간판 사용료로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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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사용료는 일조량 및 건물 위치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태양광이나 풍력에 대한 발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일조량과 풍속에 대한 뉴스는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자리잡는다.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 분기별/년별 일조량 예측자료가 중요한 자료가 된다.

대형 화물선에서 바람에 의지하는 돛과 내연기관을 병행하게 됨으로써...
해운회사의 경쟁력은 빠르고 정확한 기상 정보를 입수하여...
운송비용과 운송시간을 적절히 감안한 항로 결정 능력에 좌우 될지 모른다.

세계적인 풍력 감소로 인한 석유 의존도의 상승으로 인해...
운송업체들이 원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으며...
풍력 감소로 인한 석유값 상승으로 항공주의 하락이 예상된다는 뉴스를 접할 수도 있다.

국가 R&D 예산 중에서 상당 부분이 기상학 관련으로 투입된다.
기상청은 위치가 격상되어 기상부로 승격된다.
날씨는 지금도 산업화 되어가고 있지만...
미래에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진다.

기후 변화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 파괴력이 커진다.
기후 협약을 어기는 국가를 응징하기 위해 UN에서 전쟁을 승인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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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산지에서 에너지원을 운송하여 소비지 가까운 곳에서 에너지를 생산한다.
즉 석유를 캐서 그 석유를 해당 소비 국가로 운송하고 거기에서 발전기를 돌린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그 자체를 운반할 수가 없다.
즉 지리적/시간적 제약이 심하므로 산지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한다.
산지의 에너지를 소비지로 운송하기 위한 기술이 화두가 될 수 있다.

땅덩어리가 넓은 구 소련에서는 이런 문제로 고압 송전 기술이 발달했다.
이런 기술이 새로운 에너지 체계에서 계속 유효할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직류로 전기를 나르자는 에디슨의 주장이 부활할지도 모를 일이다.

전기공학에서 기존의 학문적 체계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기존 체계를 완전히 뒤집어야 하는 새로운 학문적 영역이 생길 수도 있다.

몽고의 고비 사막에 다국적 에너지 기업이 풍력/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다고 치자.
거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이 중국/러시아/한국/일본 등으로 전송된다면...
몽고는 토지 임대료 외에 그 이상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다국적 에너지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그 땅에 설치된 발전 장비들은 모두 에너지 기업의 자본이며...
몽골의 고비사막은 원자재에 지나지 않는다.

국토 주권에 결부된 에너지 주권 문제가 대두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 UN에서 별도의 협의체를 운영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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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공상에 가까운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20년 뒤에 어떻게 되어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신이 내린 직장으로 여러 곳이 거론되지만...
내 생각에 정유회사도 막강 철밥통에 속한 곳이 아닐까 싶다.
그 막강한 철밥통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생전에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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