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지구의 나이는 대략 45억년 정도라고 하며 그 동안 대륙은 계속 이동하면서 초대륙이라는 이름으로 한 몸이이었다가 초대륙이 분열되면서 여러 대륙으로 갈라지는 것을 반복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형성되었던 초대륙은 2억 4천만년 전의 트라이아이스기 시절이라고 하는데 이 때의 초대륙을 "판게아" 대륙이라 한다.

 

판게아 대륙이 지금의 대륙으로 어떻게 변화 되었는지 아는 것은 지질학이나 고생물학에서는 매우 중요한 주제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이고 별로 중요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공룡이나 고생물에 관심이 있다면 대륙의 변화를 알아야 하며 석유 등의 지하 자원 분포를 알려면 대륙의 변천 과정이 꽤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뜬 구름 잡는 듯한 대륙 변천사를 알아 두면 의외로 여러 방면에서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대륙 변천사에 대한 시각적인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지만 요즘에는 유튜브를 통해 시각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생겼고 검색을 통해서 이것 저것 알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대륙 변천사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서는 판게아 대륙이 형성된 2억 4천만년 전 시대부터 시작하여 4천만년 간격으로 대륙의 변천 과정을 정리해 놓는다. 화면 자료의 출처는 Scotese Plate Tectonics Paleogeography & Ice ages

 

1. 2억 4천만년 전

이 때는 트라이아이스기 초기로 "3차 대멸종"이 벌어졌던 시대이다. 이 당시 육지는 모든 대륙이 땅으로 이어진 판게아 대륙이었고 그 모습은 다음과 같다.

 

 

판게아 대륙의 북쪽 시베리아에서 화산 활동이 수백만년 동안 진행되면서 엄청난 용암이 분출되었고 온실가스의 증가로 지구 기온의 상승 및 산성비로 인해 당시 해양 생물의 86%, 육상 동물의 70%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를 3차 대멸종이라 하는데 바다에서는 삼엽충이 멸종했고 육상에서는 거대 곤충 및 원시 파충류와 양서류의 상당수가 멸종했다고 하며 이 후 건조한 날씨가 얼마간 유지된다.

 

판게아 대륙은 전체적으로 C 모양으로 생겼고 대륙 안쪽에 내해가 존재했다. 이 바다를 "테티스 해"라고 부른다. 북미와 유럽은 좁은 육지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시베리아가 유럽에 붙으면서 이 때에 우랄산맥이 형성되게 된다. 판게아의 북동쪽에는 시베리아/아시아, 북서쪽에는 북미, 남쪽에는 남미/아프리카/인도/남극/호주 대륙이 붙어 있었다.

 

테티스 해 연안은 얕은 바다인 천해가 있었고 유럽과 북미 사이에도 좁은 해협인 "보레알 해"가 존재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당시의 천해지역은 지금의 석유/가스 자원이 생성될 수 있는 후보지가 된다. 유럽 북해 유전의 근본은 이 당시 존재했던 "보레알 해" 때문이었고 이 지역의 천해는 꽤 오랫동안 유지된다.

 

판게아 대륙은 전체적으로 남반구에 위치했는데 북쪽으로 움직이게 되면서 시베리아/아시아 지역은 북동쪽으로 밀려나게 되고 북미 지역은 북서쪽으로 밀려나게 된다. 판게아가 전체적으로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위의 사진처럼 지금의 북미와 아프리카 대륙이 적도에 위치하게 된다. 2억 3천만년 전쯤(트라이아이스 후기) 서북부 해양 (지금 캐나다 서부 해안)에서 200만년 동안 지속된 화산활동으로 바다가 산성화 되고 산성비가 내린다. 3차 대멸종 이 벌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바다에서는 석회질 생물들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3차 대멸종을 일으킨 시베리아 화산 활동 보다는 강도가 약했으며 독성물질이 적었다.

 

결과적으로 이 당시 서북부 해양(랭겔리아 지괴)의 화산 활동으로 이산화탄소가 늘어나고 온실가스의 공급으로 지구 온도가 적당히 높아져 서쪽의 테티스해에서 증말한 바닷물이 적도 무역풍을 타고 동에서 서로 이동하면서 무려 200만년 동안 당시 적도에 있었던 북미 동쪽과 아프리카 북서부의 몬순 시즌에 엄청난 비가 내리게 된다. 200만년 동안 지속된 여름 장마를 카르니안절 장마라고 한다. 이 장마로 식물의 식생이 변하고 초기 공룡이 번성한다. 하지만 여전히 악어의 조상격인 '위악류'가 생태계의 최고 포식자였다고 한다.

 

2. 2억 년 전

이 때는 쥬라기 초반이며 남쪽 곤드와나 (남미/아프리카/남극/인도/호주)가 밀려 올라가면서 북미유라시아가 서로 갈라지는 모양이 되고 테티스 바다의 천해가 갈라진 자리를 메우게 된다.

 

 

한편 밀려 나가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서는 남중국(화남) 및 동남아 지역이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북중국(만주/화북)과 충돌하게 되고 이 때 한반도 중북부는 화산활동으로 불지옥이 된다. 이런 지질활동을 "대보 조산운동"이라 하며 무려 7천만년 동안 지각 변동을 겪게 된다. 한반도의 주요 산맥 및 북한산, 설악산, 금강산의 화강암 덩어리 산들이 이 때 형성되었다고 한다.

 

한편 "대보 조산 운동" 전에 북미대륙이 판게아에서 분리되면서 터져 나온 화산 활동으로 인해 3차 대멸종과 유사하게 과정이 반복된다. 이산화탄소가 뿜어져 나오면서 지구 온도가 급격히 올라갔고 바다가 산성화 되어 4차 대멸종이 벌어진다. 이 때 암모나이트가 거의 멸종할 뻔 했고 육지에서는 악어류를 비롯한 거대 파충류가 멸종한다. 이어서 시작된 쥬라기에서 거대 파충류가 없어진 환경에서 공룡 전성시대가 시작된다. 

 

카르니안절 장마 시기에 적도 부근에 비해 당시 북서쪽에 있던 중국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오기는 했으나 적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수량도 적고 기후도 열악했다고 한다. 하지만 카르니안절 장마가 끝나자 오히려 적도보다 중국 대륙이 상대적으로 습윤한 환경을 더 오래 유지했고 생태적 다양성도 높았다고 한다. 깃털 수각류도 중국에서 발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4차 대멸종 때 거대 파충류 뿐 아니라 공룡도 많이 멸종 되었으나 생태적 다양성이 높았던 아시아 지역의 소수 공룡들이 살아 남았고 이들이 무주 공산이 된 대륙의 주인공으로 부상하게 된다. 알로사우루스의 조상들도 아시아 지역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고 스테고사우르스가 속한 검룡류도 아시아에서 초기 발원하여 전 세계로 뻗어 갔다고 한다.

 

아시아 지역 동물의 경쟁력은 나중에도 반복된다. 백악기 때부터 이미 아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은 베링 육교를 통해 연결되는데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은 아시아에서 발원하여 북미로 들어가서 티렉스로 진화했다고 한다. 신생대에 이르러서는 포유류가 아시아와 북미를 왕래하면서 진화했고 나중에 이들 포유류가 아프리카와 남미의 생태계를 장악하게 된다. 지금은 인간에 의해서 호주가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다.

 

한편 시베리아와 아시아는 계속 동북쪽으로 밀려나가며 사이에 있던 바다를 메우면서 붙게 되고 시베리아의 이동으로 우랄 산맥 동쪽저지대가 된다. 북미는 서쪽으로 밀려나지만 지구가 둥근 연유로 인해 시베리아와 북미는 인접하게 된다. 한편 판게아의 중앙에 있던 아프리카와 남미는 북진을 계속하지만 인도/남극/호주는 남쪽으로 이동하며 아프리카/남미와 분리 된다.

 

3. 1억 6천만 년 전

이 때는 대략 쥬라기 중기 시절로 북미유럽 그리고 시베리아를 포함한 아시아가 바다를 두고 완전히 분리된다. 유럽은 조그마한 섬 같은 대륙이 되고 대서양과 멕시코만이 형성된다. 이 때 텍사스와 베네수엘라는 멕시코만의 천해가 되면서 향후 이 지역이 유전지역이 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북아프리카 지역도 천해가 되면서 유전이 형성된다.

 

이 당시 유럽은 고립된 섬이 되면서 공룡 역시 왜소해 진다. 쥬라기 공룡 중에서 제일 유명한 알로사로우스는 쥬라기 초기에 판게아 대륙 전체에 존재했지만 이 때가 되면 각 대륙마다 아종이 등장한다. 흔히 알고 있는 알로사우르스는 북미에 있었고 아시아 지역에는 앙추아노사우르스가 최상위 포식자였다. 남미나 아프리카에도 알로사우르스의 아종은 있었으나 이 후 진화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된다.

 

한 때 쥬라기의 대표 초식 공룡으로 취급되었던 브론토사우르스는 북미 대륙에만 존재했다. 대륙 전체에 아종이 있었던 디플로도쿠스가 은근 슬쩍 쥬라기의 대표 초식 공룡 자리를 꿰어 찬 건 이런 사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아시아의 디플로도쿠스는 쿠안허사우르스였지만 아시아에서는 마멘치사우르스가 대표 초식 공룡이라고 한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북쪽으로 땅을 밀고 있었고 인도/남극/호주남쪽으로 이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디플로도쿠스는 북미에서는 거대했지만 바다로 분리된 다른 대륙에서는 다소 작은 버젼의 친적 종이 나타났다. 그리고 당시 아프리카에는 디플로도쿠스보다 더 큰 기라파티탄(아프리카판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있었다고 한다.

 

마다가스카르 및 인도가 아프리카와 분리되면서 그 사이에도 천해가 생성된다. 천해의 서쪽은 현재 모잠비크 동쪽 해안이 되고 현재 마다가스카르 서쪽 해안이 된다. 이 때 생성된 천해는 이 후 백악기 동안의 퇴적을 통해 자원을 축적하게 되고 그 덕분에 현재 모잠비크의 동쪽 로부마 분지와 마다가스카르 서쪽 모론다바 분지에서 석유가 나오고 있다. 북쪽 천해 지역은 오늘날 "케냐/탄자니아/소말리아"에 해당하고 현재 케냐와 탄자니아에서는 원유와 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소말리아는 아직 미개발이지만 자원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4. 1억 2천만 년 전

이 때는 백악기 초기로 대서양이 더 커지고 유럽은 군도 수준이 되었다. 즉 유럽은 백악기 시절 갈라파고스 같은 지역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얕은 천해가 있어 북해 유전의 근거가 될 수 있었다. 북미의 텍사스는 여전히 천해였고 알라스카 지역도 얕은 바다인 천해가 되면서 유전이 생성될 수 있는 조건이 생성된다.

 

 

이 당시 남미가 아프리카에서 떨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남미의 베네수엘라 지역 외에 콜롬비아 지역이 천해 지역이 된다. 이 때문에 콜롬비아도 산유국이 될 수 있었지만 나중에 안데스 산맥의 융기로 매장량은 꽤 떨어지게 된다. 그림에서 보면 남미의 남쪽 지역도 천해가 되는데 이 덕분에 현재 아르헨티나 남쪽 연안인 네우켄 분지에서 셰일 유전이 나오고 있다. 요즘은 우루과이도 희망을 품고 해상 유전을 탐사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 시기에 남극은 계속 남쪽으로 이동하지만 인도호주남극과 서로 완전히 분리된다. 당시 남극 대륙도 온화했으며 알라스카와 마찬가지로 주변이 천해 지역이었다.  남극과 호주에 꽤 풍부한 원유 자원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게 해 준다.

 

 

5. 1억 년 전

이 때도 여전히 백악기 시절로 유럽과 시베리아 사이에 "서시베리아 내해"가 생긴다. 이 내해로 인해 현재 시베리아 서쪽에서 유전/가스가 생성되며 러시아는 이 지역의 가스를 관을 통해 유럽 지역에 판매한다. 북미 지역은 대륙 내부에 내해인 "서부 내륙 해로"가는 천해가 생기면서 라라미디아와 애팔레치아 지역으로 갈라진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등장했던 수장룡들은 이 바다에서 살았던 종들이다. 이 천해로 캐나다의 앨버타와 노스타코토 지역의 세일 오일이 생성될 수 있었던 모양이다. 텍사스 지역도 여전히 천해 환경을 유지한다.

 

이 당시 북미 대륙에서 알로사우루스는 멸종했고 아시아에서 새롭게 생겨난 수각류 육식 공룡이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를 건너 북미 대륙에서 티라노사우루스로 진화한다. 아시아에 남은 종은 타르보사우르스가 되었다고 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육식 공룡이 알고 보니 아시아 이민자 출신이었다. 

 

 

한편 남미는 아프리카와 벌어져 서로 갈 길을 가며 서아프리카 지역과 남미 사이에 좁다란 천해가 생긴다.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서아프리카 지역의 유전지대는 이 때 만들어진다. 천해의 건너편에 있는 브라질 지역의 해상 유전지대도 이 때 같이 만들어진다. 한편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지역 및 아르헨티나 여전히 천해 지역으로 남아 있는다. 남극은 여전히 남진을 계속하고 인도와 호주는 북상을 시작한다.

 

남미에서는 알로사우르스 계열의 공룡이 계속 살아 남아서 기가노토사우르스가 등장한다. 남극과 호주에도 거대 공룡은 있었으며 남미와 마찬가지로 알로사우르스 계열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고 한다. 다만 남극과 호주의 공룡들은 겨울에 해가 뜨지 않는 극야 때문에 영하의 기온을 견디도록 진화 했다고 한다.

 

한편 한반도에서는 이 때부터 신생대까지 남부지방(전라도, 경상도)에 격렬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며 이 시기를 '불국사 조산 운동'이라 부른다. 곳곳에서 화산이 터졌고 경상도 쪽에서는 땅속에서 마그마가 굳어서 화강암이 생성된다. 석굴암의 화강암이 이 당시에 생성된 화강암이다.

 

호남 쪽에서는 화산재와 용암이 지표로 터져 나왔고 무등산 주상절리는 당시 뜨거운 화산재와 용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만들어졌다. 화산재가 굳은 응회암과 용암이 굳은 유문암은 철 성분이 많아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에 따른 붉은 색을 띄게 된다. 이에 호남 지역의 토양은 붉은 암석이 풍화된 황토가 주류가 된다. 논산 황산벌이 붉고 누런 색을 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남 다도해 지역의 섬 지역의 해안 절벽도 다소 붉은 색상을 띈다.

 

6. 6천 6백만 년 전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하고 팔레오세에 접어 든다. 이 때 모든 대륙에서 거대 공룡은 모두 멸종한다. 이 때가 되면 대략 지금의 대륙 모습이 거의 완성된다. 북미와 남미는 계속 서진을 하며 대서양이 넓어지게 되고 아프리카는 여전히 고집스럽게 북쪽으로 이동한다. 남극은 남쪽에 자리를 잡게 되고 인도는 빠르게 북진을 하게 된다.

 

 

운석을 직통으로 맞은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공룡은 물론이고 식물과 곤충을 비롯한 모든 생물들이 초토화 되었다고 한다. 아시아도 공룡은 모두 멸종했으나 북미에 비해 피해가 덜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포유류가 살아 남았고 아시아에서 진화한 초기 유태반류 (현대 포유류)가 베링 육교를 건너 잔존해 있었던 북미 토착 포유류 (유대류)를 멸종 시키고 자리를 꿰어 찼다고 한다. 이는 4차 대멸종 때 아시아의 공룡이 세계를 장악했던 것과 동일하다.

 

팔레오세 때 남미는 완전히 고립된 환경이었고 아시아의 포유류가 들어 오지 못한다. 남미에서는 거대 공룡을 대신해 공포새가 등장하여 최상위 포식자가 되고 유대류나 빈치류(나무늘보, 개미핥기 등)의 남미 고유의 포유류가 등장하게 된다. 호주 역시 독자적인 세계가 되면서 알을 낳는 원시 포유류인 단공류 (오리너구리)부터 주머니에서 새끼를 키우는 유대류 등의 천국이 되어 간다. 믿기지 않지만 남극에도 포유류가 있었다고 한다.

 

7. 4천 만 년 전

인도 대륙이 북상하여 아시아 대륙과 충돌하여 히말라야 산맥이 생긴다. 인도와 아시아 지역의 천해 지역은 석유 자원이 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히말라야 산맥이 생기면서 아마도 막대한 양의 석유가 사라졌을 것이다. 인도 대륙의 압력에 밀려 동남아 지역이 동남쪽으로 삐져 나오게 된다. 또한 이 여파가 대륙의 끝에도 미쳐서 일본이 대륙에서 떨어져 나와 이동하게 된다. 아프리카는 북상하여 테티스 해를 계속 좁혀 지중해의 모습이 보이게 되고 알프스가 점점 올라오게 된다. 호주는 북상하여 동남아를 향하게 된다.

 

 

남미도 북서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북미 대륙과 연결되지 못한다. 이 시기에는 각 대륙별로 포유류가 폭발적으로 진화하는 시기가 되고 북미와 아시아가 베링육교로 연결되어 있었기에 아시아와 북미 간 포유류는 왕래가 가능했다. 의외로 그림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는 얕은 해협이 있어서 유럽은 고립된 상태였고 독자적인 포유류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후 아시아/북미 포유류가 들어오면서 대부분의 유럽 포유류는 멸종 당한다.

 

참고로 개와 말의 조상은 북미에서 생겼다. 너구리와 낙타의 조상도 북미에서 아시아로 이주했다. 북미에서 코요테를 제외한 개과 동물은 멸종하고 아시아에서 번성한 개과 동물 중 늑대는 다시 베링육교를 건너 북미로 건너가 회색 늑대가 된다. 말의 조상도 북미에서 멸종했지만 아시아에서는 번성했고  말은 유럽인들이 나중에 배를 타고 가서 북미에 전해 주게 된다.

 

아프리카 역시 단절된 대륙으로 고유 포유류 종이 있었으나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건너 온 포유류와 경쟁하면서 멸종한다. 아프리카 사바나를 뛰어 다니는 동물 중에서 대부분은 아프리카가 아닌 아시아에서 건너온 것들이 주를 이룬다. 거의 유일하게 코끼리는 아프리카 원산이며 나중에 아시아로 진출해 베링육교를 건너 북미에 진출해 털 매머드가 된다.

 

8. 현대

여전히 아프리카는 북상하고 있고  알프스 산맥은 지금도 계속 융기하고 있다. 인도도 북상하며 히말라야 산맥을 계속 높이고 있다. 호주는 계속 북상해서 거의 동남아 지역에 닿고 있는 중이며 북미와 남미는 여전히 서진하며 대서양이 확장되고 있다. 다만 남미는 서북쪽으로 진행하면서 북미 대륙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다.

 

계속 천해 환경이었던 아라비아 반도가 아프리카 북상으로 융기하며 이란과 충돌하면서 이란과 터키에 산악지형을 만들었다. 아라비아 반도는 장기간 천해였던 탓에 엄청난 원유를 제공하는 땅이 되었다. 아프리카의 북상으로 타티스해는 없어졌지만 그 흔적으로 지중해카스피해 그리고 아랄 해페르시아만을 남겼다. 지중해 북아프리카 지역은 리디아와 이집트를 비롯한 유전 지대가 있고 카스피해 지역도 대표적인 유전 지대다. 알프스 산맥이 융기하지 않았다면 이탈리아와 스위스는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9. 마치며

산유국이 보이네

2억 4천만년의 시간을 지켜보며 대륙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 보고 있으니 원유가 어디에 있을지 대충 눈에 들어 온다. 오일 피크가 조만간 올 거라고 했던 때가 있었지만 대륙의 이동 과정과 천해의 분포를 보고 있으니 최소한 내 생애에는 오일 피크가 올 것 같지가 않다. 2억 4천만년 동안 해안가 천해 지역이었던 곳은 거의 예외 없이 원유나 가스가 나오고 있다.

 

북해에서 석유가 나오는데 오랫 동안 천해였던 북극해 지역에 석유가 안 나올리가 없다. 남극 지역도 꽤 오랫동안 천해 지역이었고 알레스카에서 원유가 나온다면 남극에도 당연히 원유가 있어야 한다. 즉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원유가 북극해와 남극 지역에 엄청 있을 것이 거의 자명해 보인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서쪽은 1억년 전 백악기 시절 "서 시베리아 내해" 덕에 가스와 원유가 나오고 있는 지역이다. 동시베리아 지역의 원유는 무려 선캄브리아 시대에 조성된 에너지원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땅이 커서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싶다. 가스가 나오고 있는 사할린 지역도 그 동안의 지질 시대를 보면 천해 지역이었다. 산맥이 융기하여 지층이 뒤틀리지만 않으면 옛날의 천해 지역은 원유가 나오는 지역이 된다.

 

인도네시아와 브르나이 지역도 이렇게 놓고 보니 테티스 해에서 이어진 천해의 흐름 속에 있던 곳이다. 히말라야 산맥이 융기하지 않았다면 인도는 지금 중동 못지 않은 산유국이 되었을 것이다. 엄청난 자원이 지층이 뒤집히면서 날라 갔고 자투리 자원이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서 나오고 있다. 인도의 건너편이었던 아프리카의 모잠비크는 석유 노다지가 나왔고 마다가스카르에도 석유가 나오고 있다.

 

대륙이 변화한 모습을 보니 한반도에서 원유가 펑펑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화산활동이 활발했던 산악 지형의 경치 좋은 곳에서 원유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나마 서해바다 쪽이 오랫동안 천해였고 지금도 얕은 바다라서 석유가 나올 확률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중국의 보하이만 유전과 서해는 지층이 그대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배타적 경제 수역이 중국과 겹쳐서 정치적으로 개발이 어렵다고 한다.

 

아라비아 반도 지역은 무려 2억 4천만년 동안 계속 테티스의 천해였고 이란 북부가 융기하면서 원유 자원이 고스란히 남게 된 지역이다. 카스피해와 아랄해는 예전 테티스해의 천해가 남은 흔적이니 이 곳에서 원유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지중해 남쪽의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원유가 나오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지중해 동쪽 끝인 이스라엘에서도 천연가스와 석유가 나오며 세일 오일 매장 가능성도 보고 되고 있다. 그리스에서도 최근 천연가스와 석유 매장 가능성이 확인 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독일도 프랑스도 양이 적어서 그렇지 원유가 나오긴 한다.

 

남미의 대표적 석유산지인 베네수엘라도 오랫동안 천해였고 요즘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지역에서도 원유와 가스가 나오고 있다. 그 반대편이었던 아프리카 서쪽 해안의 나이지리아에서는 예전부터 산유국이었다. 미국 텍사스도 오랫동안 맥시코만의 천해였고 선댄스 해협과 서부 내륙 해로 덕에 캐나다 앨버타와 미국 노스타코타는 셰일오일의 산지가 되었다.

 

호주도 현재 서북부 지역에서 천연가스와 원유가 생산되고 있지만 대륙 변천사와 천해의 분포를 보면 남부 해안 지역에 대규모의 천연가스나 원유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환경 보호 문제로 아직은 개발을 하고 있지 않고 있지만 언젠가 개발되면 펑펑 나와 줄 듯 하다.

 

동물들도 새롭게 보이네

공룡에 대한 이야기는 북미 지역의 공룡이 주인공이다. 미국의 입김이 공룡의 헤게모니에도 작용하는 모습이다. 티라노사우르스의 원산지는 아시아이지만 공룡 관련 다큐에서 이런 걸 언급하는 걸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공룡의 제왕이 중국 이민자 출신이라는 것을 미국이 굳이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정설에 따르면 뱀은 백악기 초기에 등장했다고 한다. 이 때에는 대륙이 여러 갈래로 분열되어 있었으니 지금처럼 뱀이 모든 대륙에  존재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아직까지 뱀이 어느 시점에 어느 곳에서 최초로 나왔는지는 과학자들도 정확히 모르는 모양이다. 분명한 건 남미/인도/아프리카/호주 등의 곤드와드 계열의 대륙에서는 뱀은 힘과 덩치로 승부하는 비단 구렁이 계열로 진화 했고 북미/유럽/아시아 등의 로라시아 계열의 대륙에서 뱀은 '독사'로 진화 했다는 것이다. 

 

4차 대멸종 이후 아시아 지역의 공룡이 세계로 퍼져 나간 것과 유사하게 5차 대멸종 이후에도 아시아 지역의 유태반류 포유류가 북미의 유대류를 밀어 냈고 이 후 유태반류 포유류는 아시아와 북미를 오가며 진화한다. 개과 동물은 북미에서 발생했고 베링 육교를 건너 아시아로 들어와 우리가 아는 늑대와 개가 되었다고 하며 정작 북미에 남은 개과 동물은 코요테와 멸종 위기의 붉은 늑대로 남았고 아시아의 늑대가 다시 북미로 들어가서 지금의 북미 회색 늑대가 되었다고 한다.

 

낙타의 조상도 북미에서 발생했고 이 중 동진하여 아시아로 건너간 것은 낙타가 되었고 남진하여 남미로 간 것은 라마가 된다. 그리고 정작 북미에 남아 있던 낙타는 멸종한다. 말도 북미에서 생겼고 아시아로 건너와 아프리카까지 진출해 얼룩말이라는 변종까지 생겼으나 정작 북미의 말은 멸종했다. 인디언이 타던 말은 서양인이 전해 준 유라시아의 말이었다.

 

각 대륙에서 포유류가 독자적으로 진화 했지만 결국  아시아와 북미의 포유류가 전 세계를 장악한 것을 보면 굳이 인간이 아니더라도 벌어질 일은 결국 벌어지는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유럽과 아프리카의 야생 동물의 대부분이 아시아와 북미에서 건너온 외래종이라는 건 상상도 못해 봤다. 남미와 호주의 원주민의 신세를 생각해 보면 동물 뿐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이런 현상이 이미 4차 대멸종 때 벌어졌다는 걸 보면 소름이 돋는 일이다.

 

 

PS : "총,균,쇠"에서 다이아몬드 박사는 수만년의 기간을 놓고 봤을 때 유라시아 인류가 우위에 선 연유에 대해 논했었다. 다들 그 책이 인종주의의 한계를 타파하는 명작이라고 했지만 나는 행간에서 서구 유럽인에게 전하는 아시아에 대한 경계 메시지를 느꼈다. "총,균,쇠"가 고려한 수만년을 넘어 2억년의 기간을 놓고 봐도 아시아 대륙 출신의 생물이 갖는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일본에 이어 한국이 부상하고 있고 미국이 중국을 경계하는 현재 상황이 묘하게 느껴진다. 너무 비약적인 생각을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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